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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생존자' 146만명…생존은 암투병보다 더 고단하다

기사승인 2016.12.21  08: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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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검진·치료율 개선으로 생존율 계속 높아져…암환자 심리·사회적 문제 통합지지체계 부재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의 '암환자 전용 응급실' 모습.

[라포르시안] 국내 암 발생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과 치료 기술의 발달 때문이다. 

전국단위 암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암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 후 생존하고 있는 암유병자가 140만명을 넘어섰다.

암 생존율 향상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완치 이후의 삶이 항암 투병보다 더 힘든 암환자도 많다. 암 진단 시점부터 기존의 일상생활이 붕괴되고, 치료 이후에도 우울증과 이차암 발병 불안감 등 심리적 문제와 함께 사회복귀 어려움 등의 복합적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아직까지 국내 암질환 관련 정책은 조기검진과 예방, 치료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가암검진 수검률 00% 달성', '5년 생존률 00% 도달' 등의 목표에만 매달린다.

암 생존자의 건강관리 지원과 함께 심리·사회적 문제를 지원할 수 있는 통합지지체계는 부재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006년 '제2기 암정복10개년 계획'(2006~2015년)을 발표하면서 암생존자를 위한 통합지지체계 구축을 발표했지만 '계획' 수준에 그쳤다. 

올해 9월 '제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을 확정·발표하면서 다시 암생존자 통합지지체계 구축 계획을 수립했지만 실행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암환자 5년 생존율 70% 넘어서... 국민 35명 중 1명꼴 암유병자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지난 20일 국가암등록통계사업에 따른 우리나라 국민의 2014년 암발생률, 암생존율 및 암유병률 현황을 발표했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새로 발생한 암환자 수는 21만7,057명(남 11만2,882명, 여 10만4,175명)으로, 2013년 22만7,188명에 비해 1만131명(△4.5%)이 감소했다.

2014년 기준으로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으며, 이어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간암, 전립선암 순이었다.

연령표준화발생률은 2012년 10만 명당 323.3명에서 2013년 314.1명, 2014년 289.1명으로 3년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2010~2014년)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3%로, 2001~2005년의 생존율(53.9%) 대비 16.4%p 증가했다.

2010~2014년 사이 주요 암종별 5년 생존율은 위암 74.4%(2001~2005년 대비 16.7%p), 전립선암 93.3%(13.0%p), 간암 32.8%(12.6%p), 대장암 76.3%(9.7p), 폐암 25.1%(8.9%p) 등으로 높아졌다.

1999년 이후 발생한 암환자 중 2015년 1월 1일 기준으로 생존한 것으로 확인된 암유병자(치료 중 또는 완치 후 생존자) 수는 약 146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35명 중 1명 이상이 암유병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암유병자는 60만2,720명으로, 65세 이상 전체 인구(629만6,934명)의 9.6%로 10명 중 1명 꼴이었다.

특히 암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암환자는 65만8,155명으로, 전체 암유병자의 44.9%에 달했다. 추적 관찰이 필요한 2~5년 암환자는 44만3,505명으로 전체 암유병자의 30.3%였으며, 적극적 암 치료가 필요한 2년 이하 암환자는 36만3,275명(24.8%)로 집계됐다.

암생존자 통합지지체계 구축은 '10년째 계획 중' 

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거나 완치 후 생존하고 있는 암 유병자수가 146만명을 넘어서면서 암 생존자에 대한 통합적인 지지체계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암 치료를 경험한 생존자는 질병으로 인한 신체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정서적.사회적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치료 전후로 심한 우울증과 재발 불안감에 시달리거나 완치 후에도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무엇보다 암 생존자는 우울증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 연구팀이 올해 7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JKMS)에 게재한 ‘한국 암생존자의 심리상태와 관련요인’이란 논문에 따르면 암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인에 비해 암 생존자는 우울 증상, 우울증 과거력 및 스트레스 인지율에서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젊은 연령층, 여성, 사회적 지지가 낮은 경우 등에서 암 생존자의 우울증 발병을 초래하는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암생존자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정신적 상태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또한 이러한 정신적 문제가 이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칠수 있으므로, 암생존자의 정신적 상태에 관해 조기에 평가하고 개입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 환자 중 상당수는 실직과 휴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는 경우가 흔하다.

국립암센터가 실시한 ‘2013년 국가암환자 의료비 지원 사업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암 환자 의료비지원사업 대상자 중에서 암 진단을 받은 뒤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재산을 처분한 경험이 있는 비율이 14.4%로 나타났다.

조사 참여자 중 46.8%는 암 진단 후 휴직이나 실직과 같이 고용 상태가 변했고, 고용 상태가 변했다고 응답한 암생존자의 84.1%는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암 관리 정책이 조기검진과 예방, 치료비 보장성 확대 쪽에만 치중해 있다보니 치료 이후 암 생존자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거의 방치 상태나 다름없다.

정부도 암 생존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10여년 전부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었다.

표 출처: 2006년 4월 정부가 발표한 '제2기 암정복10개년 계획'

지난 2006년 발표한 '제2기 암정복10개년 계획'에는 ▲암완치자 등을 위한 맞춤형 이차암 조기검진 프로그램 개발․보급 (2008년부터 실시해 2015년 이차암 조기검진 수혜율 80% 목표) ▲ 암환자의 직업복귀 및 업무능력과 기능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2008년부터) 및 보급(2009년부터) ▲암환자의 자율성 유지를 위한 프로그램의 교육 및 홍보 (2008년부터) ▲암환자의 기능 향상을 위한 지역 중심의 재활센터 지원(2010년부터) 등의 계획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맞춤형 이차암 조기검진 프로그램, 암환자의 직업복귀 및 업무능력과 기능향상 프로그램 개발·보급 등은 10년전 계획에만 그 흔적이 남아있을 뿐이다.

복지부는 지난 9월 발표한 제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에는 '암 생존자 통합지지체계 구축'이 다시 포함됐다. 

복지부는 "2015년 기준 암유병자가 146만 명에 달함에 따라 국가차원에서의 생존자 관리 정책 수행을 위해 통합지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2017년에는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팀을 통해 생존자 대상 의료·사회·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내 다른 기관과 연계해 암환자 사례관리 등을 수행할 권역별 통합지지센터 3개소를 국립 및 지역암센터와 함께 시범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차 국가암관리종합계획이 끝나는 오는 2020년 이후에는 과연 어떨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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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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