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외과 수련교육과정 개편 관련 외과전공의 설문조사 결과…“충분한 수술집도기회 반드시 필요”

[라포르시안] 외과 전공의 10명 중 7명은 수련과정 중 수술 참여와 집도 건수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전공의 수련기간 동안 술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적어 아쉬움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수련병원의 값싼 의사인력으로 전락해 주당 80시간 이상의 과도한 업무시간에 쫓기고, PA(Physician Assistant, 진료지원인력) 인력에 밀려 전공의 수련기간 동안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임상술기를 익히지 못하는 것에 수련환경에 불만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기동훈)는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1일까지 진행한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 항목은 외과학회와의 면담 내용, 미국 수련의교육신임위원회(ACGME) 및 현 외과 전공의, 전문의와의 그룹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대전협에서 직접 제작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1일까지 전국 외과 전공의 600명을 대상(84명 응답)을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필수 술기를 능숙하게 익히기 위해서 수련 기간 중 수술을 몇 건 이상 경험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7%가 '800건 이상'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600건 이상'이 29.8%, '400건 이상' 15.5%, '200건 이상' 11.9% 등의 순이었다.

'수련기간 중 최소한 몇 건을 직접 집도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6.4%가 '100건 이상'이라고 했다. 이어서 '200건 이상'이란 응답자가 27.4%, '400건 이상'이 8.3% 등으로 집계됐다.

 

표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표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수련기간 중 수술 참여 건수 및 직접 집도 건수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냐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6.7%가 '그렇다'고 답했다.

외과 전공의들은 또 주치의 이외에 외래 및 협진, 타과파견 등의 다양한 경험을 보장받길 원했다.

현재 수련 병원 외 파견을 나가는 것을 원한다는 응답이 88.1%로 압도적이었고, 수련병원 외 파견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사회의 흔한 질환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수련 기간 동안 타과 파견을 나가는 것을 원한다는 응답은 86.9%에 달했고, 파견을 희망하는 타과는 영상의학과가 43.1%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마취과(21.5%), 응급의학과(16.2%), 내과(13.8%) 등의 순이었다.

주치의 1인당 최대 진료 환자 적정 인원으로는 '10~15명'이라는 응답이 45.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16~20명'이 33.7%였다.

표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표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 외과 전공의 대상 수련교육과정 개편 및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입원전담전문의'에 지원을 희망하는 비율도 높았다.

입원전담전문의에 지원할 의사가 있느냐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2.6%가 '그렇다'고 답했고, '지금은 없지만 나중에 지원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56.0%에 달했다.

입원전담전문의에 지원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전공의들은 그 이유로 '근무시간/오프가 명확하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향후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로 지원할 경우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는 '직업 안정성'(37.9%)과 '급여 수준'(34.8%)을 선택했다.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급여 수준으로는 '1억8천만원 이상'이 30.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1억5천만원~1억8천만원'28.8%), '1억2천만원~1억5천만원'(24.2%), '1억원~1억2천만원'(15.2%) 등의 순이었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대전협 김현지 평가·수련이사는 "전공의들에게 물어보니 전공의들은 주치의 외 경험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외과 전문의를 따고도 치질, 탈장 등 지역 사회의 흔한 질환의 예방 및 치료는 잘 모르고, 내시경이나 초음파 과정을 본 적도 없고, 외과의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타과 지식도 어깨너머로 배우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현재 대한외과학회에서 수련교육과정을 개편 중”이라며 “전국 외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수련교육과정에 대한 의견이 모이면 개편안에 적극 반영키로 약속을 받고, 지난 9월 내과학회와 손잡고 진행했던 것과 같이 수련교육과정에 전공의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대전협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고용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내과와 마찬가지로 외과 전공의들도 당장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고용 불안정을 꼽은 만큼, 제도 안착을 위한 보건복지부와 양 학회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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