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한미약품·조아제약 등..."긍정적 시너지 효과" ↔ "경영능력 검증 안돼"

[라포르시안] 최근 제약업계에 ‘형제경영’ 체제를 구축한 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형제경영은 국내 제약계가 대부분 ‘오너’ 체제임을 감안하면, 창업주에서 2~3세로 이어지는 경영승계 과정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창업주와는 달리 경영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녹십자홀딩스는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에 허용준 부사장을 선임했다. 허용준 신임 대표이사는 고 허영섭 회장의 아들로 녹십자 허은철 사장의 친동생이다.

허 신임 대표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경영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녹십자홀딩스에 입사해 경영기획실, 영업기획실을 거쳐 경영관리실장(부사장)을 역임했다. 친형 허은철 사장과 녹십자 그룹을 총괄해 이끌게 됐다.

앞서 한미약품도 지난 10일 정기주총에서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차남인 임종훈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임 전무는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이사의 친동생으로, 임성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한미약품그룹 경영 전반에 나선 것이다. 임 전무는 미국 벤틀리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07년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일반의약품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조아제약도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조아제약 창업주 조원기 회장의 장남인 조성환 씨가 부회장이고, 차남인 조성배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02년 조아제약에 입사해 올해 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밖에도 대원제약(백승호 회장·백승열 부회장), 일성신약(윤석근 사장·윤덕근 상무) 등이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형제경영은 무엇보다 신뢰와 우애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영 전반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오너 2세, 3세는 젊은 리더답게 혁신적인 경영스타일을 추구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제약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오너 2세, 3세라는 이유 하나로 입사 후 짧은 기간에 임원을 달고 경영전반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창업주 1세대인 아버지처럼 충분한 경영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장기간 R&D를 투자해 결실을 맺는 제약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경영능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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