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라브' 2016년 출시 이후 국내시장서 고전...'벨빅'은 매출 몸집 커져

동아에스티와 광동제약은 2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의 새로운 임상시험 데이터 결과를 발표했다.
동아에스티와 광동제약은 2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의 새로운 임상시험 데이터 결과를 발표했다.

[라포르시안] 당초 기대와 달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콘트라브’가 새로운 임상결과를 내놓으면서 재기에 나선다.

콘트라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한 세계 3대 비만치료제 중 하나로, 지난 2016년 국내 출시됐지만 예상과 달리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아에스티와 광동제약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콘트라브의 새로운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임상은 인제대 서울백병원 강재헌 가정의학과 교수가 4,031명을 대상으로 모두 56주간 진행했다.

임상결과에 따르면 56주간 4건의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콘트라브는 8.1%~11.5%의 체중감량이 관찰됐고, 체중감량이 장기간 유지되는 등 유효성을 입증했다.

부작용인 두통과 울렁거림 증상에서는 약 2주가량 지나서 증상이 개선됐다.

강재헌 교수는 “부작용 증상이 2주 이상 진행되면 약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고,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의약품 선택이 중요하다”며 “콘트라브는 식욕 억제를 기전으로 하는 비만치료제 중 유일한 비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16년 6월 콘트라브를 발매했다. 출시 당시 광동제약은 FDA에서 허가 받은 약물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콘트라브는 출시 첫해 매출 25억원을 기록했고, 2017년 1분기 매출 11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2015년 3월 출시한 일동제약의 ‘벨빅’은 출시 첫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승승장구했다. 2016년에는 150억원을 넘어섰고, 작년에는 2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빅 역시 콘트라브와 같은 계열 약물로 FDA 허가를 받았다.

위기의식을 느낀 광동제약은 지난해 8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막강한 영업력을 갖고 있는 동아ST와 공동마케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유석 동아ST 학술의약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콘트라브는 단기간 사용하는 식욕억제제가 아닌 6개월 이상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비만치료제”라며 “특히 오는 5월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실시되면서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가 강화되는데, 비향정신성 의약품이면서 식욕과 식탐까지 조절할 수 있는 콘트라브가 효과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각종 미디어를 통해 '먹방', '쿡방' 등의 식탐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급증하면서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유순집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4년 전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했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비만인데 유전적 비만은 전체의 1%에 불과하고 대부분 식생활 등 사회적인 문제로 유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특히 20대부터 40대 사이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복부비만을 동반한 비만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먹방, 쿡방 등 식탐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음식 콘텐츠 노출시 보상중추를 자극하고 과다한 식탐을 유발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부담을 줄이려면 비만치료제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비만 치료에 드는 비용(연간 4조 8,000억원)이 2016년 암 진료비(5조 9,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엄청나다"며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면 비만 치료에 대한 인식 확대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대부분 비급여인 비만치료제를 '문재인 케어'에 포함해 조기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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