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동안 온열질환자 1100명 넘어서...폭염 따른 건강피해 제대로 파악조차 안돼

[라포르시안] 폭염이 보름 넘게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후 온열질환 사망자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돼 보다 적극적인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 이달 24일 현재까지 전국 519개 응급실로부터 신고된 온열질환자 수가 1,644명(잠정통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된 7월 중순이부터 이달 25일까지 열흘 동안에만 1,15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벌써 18명을 넘었다. 최근 2주 동안에만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신고됐다. 

지난 2011년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후 건강피해가 가장 컸던 해는 2016년이다. 2016년의 경우 폭염일수가 22.4일로 다른 해보다 훨씬 더 길었다. 이로 인해 2016년에 총 2,12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7명이 사망했다.

올해는 지금까지만 보고된 사망자 수가 18명에 달해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가동된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셈이다.

보통 폭염일수는 7월보다 8월이 더 긴 편이다. 2016년에 월별로 폭염일수를 보면 7월이 5.5일, 8월이 16.7일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7월에만 폭염일수가 10일을 넘었고,

이런 추세가 8월까지 이어지면 올해는 역대 가장 긴 폭염일수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건강피해도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표 출처: 기상청
표 출처: 기상청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잡히는 않는 건강피해까지 감안하면 피해는 훨씬 더 크다. 폭염으로 인한 감염성질환·심혈관계질환·알레르기질환 등의 발병 증가와 악화 같은 더 큰 건강피해는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폭염은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해 초과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

앞서 국립기상연구소가 1901년에서 2008년까지 우리나라의 태풍, 대설, 폭염 등 모든 기상재해에 기인한 연간 사망자수를 파악한 결과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발생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 폭염을 기록한 1994년 경우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가 3,38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994년 여름철 서울의 사망률과 일 최고기온을 분석한 결과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일 때 60대 이상 사망자수 비율이 68%까지 증가해 30도 이하일 때보다 8%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층에서도 심각한 건강피해를 초해하기도 한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폭염으로 인한 건강위험의 진단 및 대응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호흡기계 질환이나 심장질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위에 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하지지만 현행 온열질환 감시체계에서는 열사병 등의 질환 이외 질환의 악화로 인한 초과사망은 파악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보니 정부의 대책도 부실할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은 폭염이 심할 때마다 온열질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실외활동 자제 및 수분섭취, 휴식 등 건강수칙 준수를 당부한다.

하지만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이 있거나 다른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실내에 있더라도 위험할 수 있고, 폭염에 따른 대응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런 환자들을 위한 폭염 피해 예방 정보를 제공하거나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보건의료 전문가는 "온열질환 이외에 다른 건강피해도 제대로 파악해야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수립할 수 있다"며 "심혈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위험할 수 있고, 에너지 빈곤층의 경우 실내에 있더라도 적절한 냉방장치를 가동하지 못하면 더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보다 종합적인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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