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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의전원서 폭력과 성희롱 등 인권침해 노출된 예비의료인들

기사승인 2019.01.21  17: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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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의학연구소, 인권위와 인권상황 실태조사..."위계질서와 조직문화 폐해에서 비롯"

의과대학의 수업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라포르시안]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에도 선후배, 교수와 학생 간 위계질서에 기반한 권위주의 문화가 구조화돼 있으며, 이런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정신적·신체적 폭력 등의 인권침해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인권의학연구소(이사장 함세웅)와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오는 23일 오후 2시부터 인권위 배움터에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이번 토론회에서 인권위와 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으로 실시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토론회에서는 김새롬 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과 최규진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한다. 이화영 인권의학연구소 소장이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발제에 이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자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에 대해서, 국가인권위원회, 교육부, 보건복지부 담당자가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개선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한다.

인권의학연구소는 그동안 만연해온 전공의 폭력과 같은 부당한 인권침해 원인이 의료계와 의학교육의 구조적 권위주의 환경에서 기인한다고 판단, 예비의료인 교육과정에서의 인권침해 현황과 그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인권위와 공동협력사업으로 이번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는 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 1,763명(여학생 743명, 남학생 1,017명)이 참여한 가운데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대생 및 의전원생 10명 중 5명(49.5%)이 ‘언어폭력’을 경험했고, 학생들의 16%가 ‘단체기합 등 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의대생 및 의전원생 10명중 6명(60%)는 모임이나 회식에서 ‘음주 강요’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성희롱이나 성차별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여학생의 37.4%는 ‘성희롱’을, 여학생의 72.8%가 ‘성차별적 발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전공과 선택에서 제한과 차별’을 경험한 여학생 비율이 58.7%로 남학생보다 3.3배나 높았다. 특정과에서는 여성을 선발하지 않는 전통을 학생들에게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침해 주요 가해자는 병원실습을 하는 고학년에서는 교수, 저학년에서는 선배와 교수로 나타났다. 인권침해를 당해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학생 비율은 낮았다.   

폭력과 강요, 성차별, 성폭력 등을 경험한 학생의 3.7% 만이 대학 또는 병원에 신고했고, 신고하지 않은 주요 이유는 신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나 진로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하더라도 학교 차원에서 가해자 처벌 등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당국이 기관의 이미지를 앞세워 인권침해 문제를 덮기에 급급해 피해자 보호는커녕 가해자 처벌조차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인권의학연구소는 "실태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교내 권위주의 문화로, 동문회, 향우회, 동아리, 신입생 OT, 본과 진입식 등 의과대학 내 전통적인 의식들이 의대의 권위주의 문화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었다"며 "폭력과 강요, 성희롱과 성차별 등 부당한 대우는 피해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여학생의 경우 남학생에 비해 우울증상을 더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같은 인권침해 사건이 위계질서와 조직문화의 폐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병원에서 실습 중인 의대생들은 그 구조상 가장 취약한 위치에 있지만 의사도 전공의도 아니라는 이유로 예비의료인인 의대생의 인권 보호 관련 법 조항은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인권위는 현재 추진 중인 의료법과 전공의법의 개정을 검토하고 병원실습 중인 의과대학생과 병원 교수들로부터 수업을 받는 의대생의 인권 보호 사항을 추가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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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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