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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10명중 7명 "수면 부족 상태서 환자진료 업무 불안감 커"

기사승인 2019.04.09  13: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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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협, 전공의 수면 환경·야간당직 실태조사...“환자 수 제한·입원전담전문의 확대 필요”

지난해 6월 7일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전공의 집담회 모습. 사진 제공: 대한전공의협의회

[라포르시안] 전공의의 주당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전공의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대다수 전공의가 과도한 업무부담 등으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간당직을 서는 동안 전문의로부터 지도·감독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부담과 환자상태 악화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는 9일 전공의들의 수면 환경 및 야간당직 업무 실태 파악을 위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공의 업무 강도 및 휴게시간 보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월 중 약 10일간 온라인을 통해 실시했다. 전국 90여 개 수련병원 소속 660여 명의 전공의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의 81.1%가 평소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항상 충분하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0.9%였다. 

수면을 방해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과도한 업무나 불필요한 콜 등 업무 관련 이유가 86.5%를 차지했다.

불충분한 수면으로 업무를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32.6%가 ‘항상 느낀다’고, 37.6%는 ‘자주 있다’고 답했다. ‘전혀 없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2.6%에 그쳤다. 

과도한 업무와 이로 인한 수면부족은 환자안전을 해칠 수도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36시간 연속 수면 없이 근무했다”, “이러다 죽겠다 싶은 생각을 하며 새벽까지 일한다”, “집중력이 떨어져 무거운 수술 도구를 나르다 다쳤다”, “환자를 착각해 다른 환자에게 검사하거나 투약할 뻔한 적이 있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A전공의는 “당직으로 수면을 못 한 상태에서 정규 수술이나 오더 발행 등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위해가 미칠 수 있는 것들을 수행해야 했다”며 “잠을 못 잔 상태에서 다음날까지 근무가 진행되는 경우 피로 누적이 매우 심하다”고 토로했다.

야간당직을 서는 날의 피로도는 더욱 높지만 오히려 평소보다 업무가 가중되기도 한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가운데 35.9%가 야간당직 시 담당하는 입원환자 수가 평일 주간의 통상 업무시간에 담당하는 입원환자 수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답했다. 

게다가 전공의 1인당 야간당직 시 하루 평균 약 29통의 업무 관련 전화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300통이라고 답한 전공의도 있었다. 

한 전공의는 “당직 콜에 익숙해져서 당직이 아니더라도 잠이 계속 깬다”고 했다.

야간당직으로 인한 스트레스 수준도 높았다. 10점 만점에 평균 7.7점으로 분석됐으며, 10점 만점이라고 답한 전공의 비율도 21.5%에 달했다.

야간당직을 서는 동안 담당하는 입원환자 수는 많지만 전문의의 지도·감독을 적절하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야간당직 시 본인을 감독하고 지도해 줄 전문의가 병원 내에 함께 상주하느냐는 질문에 전공의 42.4%가 ‘대개 상주하지 않음’, 34.4%가 ‘전혀 상주하지 않음’이라고 답했다. 

지도해 줄 전문의의 부재로 업무수행에 자주 또는 항상 불안을 느낀다고 답한 전공의는 32.6%에 달했다.

전공의 수준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진료의 경우 당직 전문의와 전화로 상의하지만 실제 처리는 전공의가 직접 하는 경우가 72.5%었다. 연락을 취하는 단계에서도 “바로 연락하면 눈치가 보인다”, “상부와 보고체계가 없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전문의가 보고를 받지 않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등의 눈치보기가 여전했다.

제대로 환자상태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전공의에게 전가됐다. 

B전공의는 “원칙적으로는 전문의와 상의할 수 있고 서면상으로는 그렇게 하도록 되어있으나 사실상 하지 않도록 비언어적, 제도적, 관습적 압력이 상당하다”며 “이로 인해 상의하지 않았을 때 전공의에게 책임이 전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야간당직 시 발생하는 사건 등에 대한 법률자문 요청 건수도 상당수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의료소송 관련 법률자문 요청 중 야간당직 시 발생한 사건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며 "병원 내 수련환경이 안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병원 차원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밤새 당직 근무하며 일차적으로 판단하고 처치했던 전공의는 유죄, 오히려 지도·감독의 책임이 있는 전문의는 무죄로 판결되는 사건을 보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안전하지 못한 수련 시스템에서 과연 전공의가 최선의 진료를 하며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환자와 전공의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야간당직 시 담당 환자 수 제한과 입원전담전문의 확대가 시급하다. 수련환경평가 항목 등을 포함한 병원 평가 지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차원의 별도 재정 지원이 이뤄지도록 지속적으로 의료계 유관단체와 논의하고 정부에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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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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