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공공운수노조·일반민주연맹, 5월 21일부터 공동파업투쟁 예고
정규직 전환 병원간 '눈치보기'..."5천여명 노동자, 6개월 시한부 계약직 고통"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 일반민주연맹 등 3대 산별연맹 소속 노동자들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서울대병원장실이 위치한 건물 입구에 '고용불안 지속시키는 국립대병원 규탄'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 일반민주연맹 등 3대 산별연맹 소속 노동자들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서울대병원장실이 위치한 건물 입구에 '고용불안 지속시키는 국립대병원 규탄'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

[라포르시안] 전국 14개 국립대병원에서 근무하는 파견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동시 파업투쟁을 예고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핵심 노동정책 중 하나가 바로 공공부문 정규직화 사업이다. 그러나 문 정부 출범 2년이 다 되도록 국립대병원에서 근무하는 5,000여명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는 여전히 정규직 전환이라는 '희망고문' 속에 방치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 일반민주연맹 등 3대 산별연맹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서울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반기 내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할 것”를 촉구하며 천막농성 및 공동파업투쟁을 선포했다.

3개 산별연맹을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한 지 2년이 되도록 5,000여명의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다"며 "2017년 이후 3개월, 6개월짜리 계약으로 이전보다 더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등의 국립대병원은 미화·영양·시설 등의 분야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원하청 노동자들의 공동파업 이후 ‘자회사를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노사 합의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부산대병원도 노사교섭에서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8,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회사 전환을 포함한 정규직 전환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3개 산별연맹은 "서울대병원은 '정규직되면 파업할까 봐 무서워서'라거나 '정권이 바뀌면 다시 비정규직 정책이 바뀔 수 있으니까' 등의 이유로 직접고용을 거부하고 있다"며 "다른 국립대병원들은 대놓고 ‘서울대병원이 자회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수 없다’며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병원들은 IMF 이후 핵심업무와 비핵심업무로 나누어 가능한 한 많은 업무를 외주화시키며 이윤을 뽑아냈고, 이때 위험도 외주화되었고, 어느 곳보다 안전해야 할 병원은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위험한 장소가 되었다"며 "병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이런 지난날을 반성하고 환자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병원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개 산별연맹은 국립대병원들의 정규직 전환 눈치보기와 시간끌기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는 5월 7일부터 각 국립대병원별로 천막농성에 돌입하고, 같은 달 21일부터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공동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들은 "더 이상 희망고문은 안 되며, 반복되는 계약연장을 중단하고 올해 6월말 내에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돌보는 병원에서 자회사 전환 꼼수를 전면 중단하고 직접고용으로 정규직화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해선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진정으로 노동존중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만들어지려면 가장 어렵게 일하는 분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인 정규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3개 연맹이 함께 힘있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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