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82억 정부지원 성과로 소개..."연구개발 투입된 지원금 환수해야" 지적 커져

[라포르시안]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는 지난 2017년 7월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시장에 출시된 이후 고가의 시술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술없이 1회 주사로 2년 이상 관절염의 기능과 통증 개선 효과를 보인다는 점 때문에 시술 환자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최근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이 허위서류를 제출했다는 게 드러나면서 가짜약이라는 오명과 함게 품목허가 취소라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인보사 사태를 놓고 코오롱생명과학의 비윤리적 행태와 함께 보건당국의 부실한 관리감독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연구개발 과정에서 각종 국책지원과제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예산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올해 초 발간한 '2018 보건의료 R&D 우수성과 사례집'을 보면 여기에 인보사 개발 사례도 포함돼 있다. 이 사례집은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은 과제 중 눈에 띄는 우수성과를 선정해 소개한다.

이미지 출처: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2018 보건의료 R&D 우수성과 사례집'
이미지 출처: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2018 보건의료 R&D 우수성과 사례집'

이 사례집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글로벌 상업화 및 후속파이프라인 개발>이 보건복지부와 과기정통부 2개 부처의 공동투자로 추진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 글로벌진출사업' 국책과제로 선정돼 2015년 1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3년여 동안 82억1,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복지부와 진흥원은 사례집에서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경감시키고, 관절 구조의 퇴행을 억제하는 근본적 치료제의 가능성이 있는 세계 최초 세포유전자 치료제"라며 "인보사의 경우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서 80% 이상의 반응률을 확인했고, 단회 주사로 1년 이상 통증 완화 및 관절의 활동성·기능성 개선 정도를 대조군과 비교해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소개했다.

인보사를 통해 오는 2027년부터 50억달러의 경제적 이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제시해 놓았다.

복지부와 진흥원은 "국내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는 약 250만 명, 전 세계적으로는 약 1억 5천만명 수준이며, 고령화 가속화로 퇴행성관절염의 환자 수 및 관심도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라며 "인보사의 글로벌 판매가 이루어지는 2023년에 1억 2천만불의 이익을 기점으로 2027년에는 50억불의 경제적 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보사가 글로벌 블로버스터 신약으로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복지부와 진흥원은 사례집에 "2017년 국내 품목 승인을 획득해 출시됐고, 2023년부터 미국, 일본 등 순차적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입할 예정"이라며 "2023년 미국 품목승인 후 최대 판매 기준 4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이런 기대와 달리 인보사 사태로 인해 코오롱생명과학은 앞서 성사시킨 1조원이 넘는 규모의 해외 기술수출·판매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고, 국내에서는 환자와 소액주주들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물론 투여환자 장기추적관찰에 따른 비용부담 등의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허가를 받을 때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주요 사실은 은폐하는 등 부정행위가 드러난 만큼 인보사 개발 과정에 투입된 정부 지원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 29일 "인보사 개발 과정에 투입된 정부 지원금 규모가 2002년부터 최근까지 최소 14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연구과제를 지원했던 복지부, 과기부, 산자부는 인보사 연구 보고서 일체를 빠르게 검토하고 허위사실이 확인되면 연구비 환수뿐만 아니라 연구진에 대한 고발도 추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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