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A, 암환자 재활치료 후 신체기능 개선 효과 확인...재활 이용률 6% 그쳐

[라포르시안] 이제는 국내 암경험자가 17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암의 치료와 함께 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신체기능의 불편한 점이나 장애를 줄여 암생존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필요하다.

실제로 유방암 환자의 경우 유방암 절제술 이후에 팔의 사용이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어깨 관절의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폐암이나 머리나 목에 생기는 두경부암 진단을 받고 수술적 절제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목과 어깨의 다양한 통증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완치가 힘든 진행성 암환자의 경우 재활치료를 통해 신체기능 개선하고 삶의 질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영성, NECA)은 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성 암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재활치료 전후 보행 등의 신체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진행성 암은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암 전이로 인해 완치가 불가한 암의 진행 상태로, 치료의 목적이 완치가 아니라 삶의 질 유지 및 향상에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재활치료가 중요한 치료수단 중 하나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그 효과를 확인한 연구가 없었다.

NECA는 2012년 1월 1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 경기남부 상급 종합병원의 재활의학과에 의뢰 또는 내원한 암환자 331명을 대상으로 ‘진행성 암 환자에서 재활치료의 현황과 효과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자료 출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자료 출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 결과 환자들에게 총 417에피소드의 재활치료가 수행됐으며, 재활 후 신체기능 지수가 유의하게 높아져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기능적 보행지수(FAC)는 재활 전 평균 2.1점에서 재활 후 평균 2.4점으로 향상됐고, 보행이 불가한 0점인 경우는 재활치료 이전 전체의 30.9%(129건)에서 재활치료 후 24.2%(101건)로 줄었다.

암환자의 신체기능 점수(cFAS)도 평균 57.8점에서 64.2점으로 재활치료를 통해 6.4점정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재활 횟수, 재활 강도 및 암의 병기 등의 하위 그룹 분석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연령과 진통제 사용 여부, 뇌전이 유무가 재활치료의 기능 개선 효과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의 경우 75세 이상 환자와 비교해 65세 미만은 3배 이상의 기능 개선 효과 차이를 보였다.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가 사용한 환자보다, 뇌전이가 없는 환자가 있는 환자보다 모두 약 2배 정도 높은 재활치료 성공률을 기록했다.

재활치료의 유의한 개선 효과는 해외 논문 11편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비교대조군 및 전후연구 모두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신체활동량과 근력에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국립암센터의 암등록통계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건강정보자료를 활용한 전체 암 환자에서의 재활치료 현황도 국내 최초로 확인됐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등록된 암 환자 95만8,9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4%(6만1,059명)만이 재활치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재활치료에 대한 환자의 낮은 인식과 보험급여 체계의 미비, 표준화된 가이드라인 부재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암환자 재활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과 건강보험 급여 체계 확립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연령으로는 50-79세 환자가 전체 재활치료의 약 70%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성별로는 여성이 약 56%로 남성보다 많았고 소득수준에서는 중고소득과 고소득 환자가 전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여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재활치료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질환 종류별로는 소화기관 암환자들이 34.4%로 가장 많이 재활에 참여했고, 이어 유방암 18.5%, 갑성선/내분비암 11.8% 순이었다.

연구책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양은주 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행성 암환자에게 신체 기능을 향상 및 유지하기 위한 목적의 재활치료가 효과가 있음을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서 그 의의가 크다”면서 “앞으로 암환자들의 재활치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근거로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책임자인 NECA 조송희 부연구위원은 “해외에서는 암종별, 재활치료 종류별 다양한 연구와 논문이 수행 및 발표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그 치료효과를 향상시키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한국의 암재활 연구의 시작으로 향후 활발한 논의를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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