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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문해력' 향상 위한 정책 추진계획과 지원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9.07.08  08: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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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 리터러시 바탕으로 올바른 의료이용 결정 이끌어...주요 선진국, 학교 보건교육 강화

[라포르시안] '건강정보 문해력(health literacy)' 향상을 통해 개인 및 집단, 지역사회의 건강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건강에 유리한 결정이 용이해지도록 환경을 개선하려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정보 문해력이란 개인이 의료와 관련된 적절한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건강 정보와 건강 서비스를 제대로 얻고, 처리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보건의료 분야는 일반인이나 환자의 정보 접근성이 제한적이며, 이로 인해 정보비대칭이 심한 편이다. 환자가 의료정보에 접근하더라도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환자가 올바른 정보에 기초해 자신의 의료이용을 결정할 수 있을 때 의료시스템의 효율성도 향상된다는 점에서 건강 정보에 대한 문해력 향상은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보건의료 정책 추진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건강정보 문해력 향상은 개인이 건강 행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도록 유도하고, 의사와 환자간 커뮤니케이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진행암(advanced cancer)'과 '말기암(terminal cancer)'의 정확한 의미를 구분하지 못할 경우 연명의료 현장에서는 의사와 환자간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서울대병원과 충북대의대 연구팀이 일반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일반인 10명 중 8명은 진행암과 말기암의 정확한 의미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학적으로 ‘진행암’은 재발이나 전이가 됐지만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통해 생존 기간의 연장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말기암’은 치료를 해도 반응하지 않고 생존 기간의 연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용어로 사용된다.

두 용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경우 암환자의 치료나 연명의료 중단 등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낳거나 가족과 의료진 간 심각한 갈등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보다 정확한 용어 사용과 이해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진은 "치료 목표가 전혀 다른 진행암과 말기암을 구분하지 못할 경우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포기하거나, 거꾸로 치료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해 발간한 <보건사회연구>지에 게재된 '일반 성인의 건강문해력의 하위 차원과 건강 관련 행위간의 관계'라는 논문에 따르면 건강정보 문해력의 ‘활용’ 역량은 건강관리행위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비례 관계를 보였다. 즉 건강정보를 건강관련 의사결정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을수록 실질적으로 건강관리활동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건강 문해력과 의사-환자 커뮤니케이션 효능감의 관계에서는 건강정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더 자신감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미국의 경우 2010년 수립한 'National Action Plan to Improve Health Literacy' 보고서를 통해 건강 문해력 향상을 위한 7대 목표와 전략을 세웠다.

미국 보건부가 실행계획을 통해 제시한 7대 목표를 보면 ▲정확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실천할 수 있는 건강과 안전 정보 개발과 보급 ▲보건의료체계 변화를 통한 건강정보,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 의료 서비스 접근성 개선  ▲어린이에서 대학 수준에 걸친 교육과정에 정확하고 표준적이며 적절한 건강과 과학 정보 반영 ▲지역에 맞는 성인 교육과 건강정보 제공 지원 ▲협력체계 구축, 지침 개발, 정책 변화 ▲건강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기초연구와 개발, 실행, 평가 ▲근거에 기반 건강 문해력 증진 프로그램의 확산과 적용 등이다.

유럽연합(EU) 내 국가에서도 EU의 권고에 따라 건강 문해력 제고를 위한 취지로 학교차원에서의 보건의료(건강)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추세이다.

건강 문해력은 보건의료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수용성과도 연관된다.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보건의료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저항을 최소화해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학교 보건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의 수용성을 높이려면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한 데 현행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이에 대한 교육내용이 상당히 부실한 편이다.

건강보험공단이 2017년에 독일, 스웨덴을 중심으로 교과서에 건강보험제도를 어떻게 수록해 놓았는지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독일은 청소년 교과서에 사회적 시장경제체제 하의 국가의 역할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건강(질병)보험의 필요성과 제도의 위기요소 및 극복방안을 수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기술해 놓았다.

스웨덴은 청소년 교과서에 한국과 유사하게 사회보장 시스템을 설명하는 가운데 사회보장의 주요 부분으로 건강보험의 운영 원리(보편적․의무적 적용, 위험분산)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고, 민간보험 활성화에 따라 공보험이 처한 문제점과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학생들이 충분히 인식 할 수 있도록 기술해 놓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회군 교과서(6과목 28종)에 건강보험제도와 관련한 최소한의 기본내용만 수록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인의료비 증가와 생산인구 감소는 건강보험재정 부담을 가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래 경제활동인구의 중심축이 될 청소년의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낮은 인지도는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보사연 강희정 연구위원은 '문재인 케어의 쟁점과 정책 방향"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은 서비스 제공자와의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며, 본인의 건강 수준 향상에서도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할 수 없다"며 "따라서 정부와 보험자는 국민의 건강 정보 독해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건강정보 독해력 향상은 다양한 정책 수립과 결정에서 이용자 대표의 참여가 확대되고 공유정보의 양과 질이 모두 높아져 국민의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높아짐으로써 실현된다"며 "국민의 건강 정보 독해력을 높이는 투자와 지원은 개인의 건강 관리에 대한 책임과 실천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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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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