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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연수에 '홍채진단법' 강의하는 게 정상적인가?

기사승인 2019.08.08  11: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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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적 근거 부족해 '유사의료' 비판받는 분야..."교원 능력개발·전문역량 신장과 대체 무슨 관계인가"

이미지 출처: mbn 관련 보도화면 동영상 갈무리.

[라포르시안] "여성은 홍채를 통해 생식기의 건강상태와 병의 유무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남교사는 노래방에서 여성과 스킨쉽할때, 또는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 스킨쉽하고 싶을 때 꼭! 여성의 눈을 까 뒤집어 홍채의 상태를 확인하고 시도하라"

"남성은 홍채를 통해 간의 상태(b형간염등등) 를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은 남성과 스킨쉽을 시도할 때 남성의 홍채에 노란줄이 있으면 간염보균자이니 싸대기를 후려쳐라"

충남에 있는 공주대 교육연수원이 실시한 1급 정교사 자격연수의 공식 강의 프로그램에서 강사가 한 발언이라고 한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공주대 교육연수원에서 실시한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기술가정교육과 연수교육 프로그램으로 '사람블랙박스 건강분석'이란 제목의 강의 도중 강사가 홍채진단 관련 내용을 설명하면서 음담패설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이 강의를 맡은 강사는 삼육보건대학교 삼척학습관 소속 교수 이모 씨였다. 이 교수는 눈의 홍채에 나타난 각종 이상신호를 통해 질병 발생 유무를 파악하는 '홍채진단 전문가'로 유명하다.

이미지 출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홍채진단이란 안구의 각막과 수정체의 사이에 있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원반 모양의 얇은 막인 홍채의 각부분이 인체의 각부분과 일대일로 대응을 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홍채의 색깔과 질감, 다양한 형 태의 얼룩점 등으로 그 사람의 현재 건강상태와 질병 유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날 1급 정교사 연수에서도 이 교수는 홍채의 상태로 건강과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의가 진행되면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음담패설 수준의 발언을 쏟아냈다. 

당시 강의를 들은 한 교사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대학교 1정연수 중 강사의 음담패설'이란 제목으로 청원글을 올렸다.

해당 교사는 이 청원글을 통해 "이모 박사는 홍채로 건강과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암, 뇌경색, 뇌졸증)등을 강의했다. 교사의 전문역량, 기본소양과는 관계가 없다 생각됐지만 모시기 힘든분을 특별히 어렵게 모셨다해 경청하며 들었다. 그 후 질문이 없냐는 말씀과 함께 선생님들을 모시고 하는 연수니 특별히 음담패설을 해주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 강의를 통해 얻은 정보는 여성은 생식기 관리 철저히, 남성은 간 건강 철저히, 스킨쉽 하기 전에 홍채 확인"이라며 "이 강의가 교원의 능력개발과 전문역량 신장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의문이다. 성희롱 발언 교수를 특별 강사로 섭외한 대학과 연수원을 규탄한다"고 했다.

이미지 출처: 공주대 사범대학 교육연수원 홈페이지

그런데 이런 성희롱과 다를 바 없는 음담패설 발언을 강의에서 했다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 프로그램에 의학적 근거도 부족한 건강 관련 강의를 선정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사안이다.

홍채진단학은 헝가리 출신  의사인 이그나츠 폰 팩제리(Ignatz von Peczely))에 의해 창시된 것으로 알려진 대체의학의 한 종류이다. 국내에서는 1998년 한의사를 중심으로 '대한홍채의학회'가 창립됐다. 실제로 한의원 등을 중심으로 홍채를 통해 체질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모색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음담패설 강의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모 교수는 한의사가 아니며, 대학에서 화공학과를 전공하고 필리핀의 한 대학교에서 안경광학과 교육사 과정을 수료한 안경사로 알려졌다. 현재 강원도 삼척에서 '홍채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여러 기관이나 회사 등의 교육에서 홍채진단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문제는 홍채진단이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사이비의료'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전직 정신과의사이자 사이비의학 비평가인 스티븐 조엘 배럿(Stephen Barrett)은 홍채진단에 대해서 '과학성이 결여된 사이비의학'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비의학 비판 사이트인 '콱워치(Quackwatch)를 통해 홍채진단이 의학적으로 유용성을 입증하지 못한 사례를 공유했다. 콱워치에 따르면 미국의 홍채진단 전문가인 버나드 젠센과 다른 전문가 2명이 1979년 143명의 홍채 사진을 보고 신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테스트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관련 링크 바로 가기>

당시 홍채 사진이 제공된 143명 중 48명은 신장기능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은 환자였고 나머지는 신장질환이 없는 상태였다. 홍채 전문가들은 홍채 사진을 보고 신장질환이 없는 사람 중 88%를 신장질환이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혈액투석이 필요한 환자 가운데 74%는 신장에 질환이 없다고 진단했다.

호주와 네덜란드 등에서 홍채진단 전문가들을 상대로 유사한 테스트를 했지만 진단의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 진단이 일치하지도 않았다. 이런 점 때문에 홍채진단은 의학전 근거가 크게 부족한 유사의료로 분류되기도 한다.

게다가 홍채진단은 홍채가 갖고 있는 특성을 감안하면 상당히 모순적인 주장이기도 하다. 한 번 생기면 변하지 않는 지문처럼 홍채도 생후 18개월 이후 완성되면 평생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생체인식의 한 방법으로 홍채인식이 활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홍채진단은 홍채가 색상과 구조상의 변화에 기반해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것으로, 홍채가 갖고 있는 특성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쉽지 않다.

지난 2005년 보완대체의학 관련 저널인 'The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홍채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방암, 대장암 등으로 진단받은 68명의 암환자와 일반인 41명 등 110명을 대상으로 홍채진단 테스트를 실시했다. <관련 논문 링크 바로 가기>

그 결과 홍채진단 전문가는 단 3명의 암환자만 찾아냈다. 논문은 "홍채진단이 암을 진단하는 데 유용성이 없다"는 결론을 냈다.

스티븐 배럿은 "홍채의 특징은 평생 동안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이며, 이런 안정성은 식별 목적으로 홍채 인식을 사용하는 생체인식 기술의 기초"라며 "사람의 건강 상태가 변할 때 홍채가 변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짜 문제는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음에도 홍채진단으로 인해 질병이 없다는 위음성 판정을 받았을 경우 조기 치료를 위한 귀중한 시간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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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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