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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산부인과처럼 병원내 '환자바뀜 사고' 의외로 많다

기사승인 2019.09.24  1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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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확인 누락으로 수술환자 바뀜·수혈오류 등 증가...2018년에만 389건 보고
의료진간 소통 문제·복잡한 업무절차·인력부족 등 다양한 원인..."환자확인 과정에 환자 적극적 참여 유도해야"

부산의 한 병원에서 정확한 환자확인을 위한 ‘Speak Up(스피크 업)’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

[라포르시안] 서울 강서구의 한 산부인과에서 영양제 처방을 받은 임신부에게 낙태수술을 하는 황당한 환자바뀜 의료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의료기관에서 환자바뀜 사고가 많은 편이다.

환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같은 기본적인 정보만 다시 확인했더라도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는 점에서 의료기관내 환자확인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준다.

앞서 언론을 통해 보도된 강서구 산부인과의 환자바뀜 사고에 따르면 베트남 여성 C 씨가 지난달 7일 강서구의 산부인과를 방문해 임신 6주 진단과 함께 영양수액을 처방받았다. <관련 기사: 영양제 처방 받은 임신부 낙태수술… 어처구니없는 산부인과>

C 씨는 진료실을 나와 수액을 맞기 위해 한 층 위의 분만실로 이동했다. 당시 분만실에 있던 간호사 B 씨는 ‘계류 유산’(배 속의 태아가 이미 죽었는데도 자궁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으로 임신중절수술을 받으러 온 다른 환자의 차트를 들고 있었다.

간호사 B 씨는 분만실 침대에 누운 C 씨에게 기본적인 환자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영양수액 대신 수면마취제를 투여했다. 이후 C 씨가 잠이 든 이후 분만실을 찾은 의사 A 씨도 환자확인 절차를 시행하지 않은 채 '계류 유산' 환자의 차트만 보고 그대로 낙태 수술을 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 사건은 수면마취에서 깬 C 씨가 하혈한 사실을 알고 병원에 문의하는 과정에서 뱃속 태아가 낙태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강서구 산부인과 사건은 환자의 진료기록이 바뀌면서 임신 사실을 확인하러 온 임신부에게 본인 의사와 상관도 없이 낙태 수술을 시행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그 과정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수술 전 가장 기본적인 환자확인 절차만 거쳤더라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어처구니 없는 의료사고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의료기관 내에서 이렇게 황당한 환바바뀜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따르면 환자 확인을 정확하게 하지 않아 다른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한 환자바뀜 사고 보고 건수는 2016년 14건, 2017년 179건, 2018년 389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들어 환자바뀜 사고가 급증해서라기보다 의료기관의 환자안전사고 보고가 활성화한 때문으로 보인다.

환자확인 절차 누락 관련 사고유형별 보고건수를 보면 투약 오류 사고가 279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검사 오류 사고 188건, 입원이나 진료수속, 다른 환자의 의무기록 복사 등 기타 사고가 119건, 처치 사고가 8건, 수술 오류 및 수혈 오류 사고가 각각 4건 이었다.

표 출처: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실제로 인증원에 보고된 환자바뀜 사고 사례를 보면 AB형 환자에게 처방된 혈액을 환자확인 절차 누락으로 B형 환자에게 수혈한 사례를 비롯해 응급실 내원시 촬영한 CT 영상을 다른 환자에게 제공한 사례, 환자들의 수술방이 바뀐 사례 등 다양했다.

환자확인은 모든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환자안전을 위한 가장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절차다. 의료인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직전 반드시 두 가지 이상(이름, 생년월일 등)의 지표를 사용해 정확하게 환자를 확인해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 역시 의료인의 반복적인 환자 확인 절차가 환자안전에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협조하는 게 중요하다.

환자바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병원들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자확인을 위한 팔찌와 함께 환자 이름과 등록번호가 기록된 바코드 스티커, RFID 태그, 얼굴인식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병원이 증가하는 추세다.

의료기관인증 평가에서도 환자확인 관련 인증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급성기병원의 환자확인 관련 인증기준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정확한 환자확인에 대한 규정을 운영해야 한다. 환자확인 방법으로는 ▲확인 과정의 환자 참여(개방형 질문) ▲최소한 두가지 이상의 확인 지표(환자이름, 생년월일, 등록번호 등) 사용 ▲환자의 병실 호수나 위치를 알리는 지표는 환자확인 지표로 사용 불가 ▲모든 상황과 장소에서 일관된 환자 확인 방법 적용 ▲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의사표현이 어려운 경우 별도의 환자확인 방법 적용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의료시스템이 점차 복잡해지면서 환자확인 오류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의료진간 소통이나 의료진과 환자간 부실한 소통이나 건강보험제도상의 문제나 의료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환자확인이 소홀해지기도 한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염호기 교수는 대한의사협회지((JKMA))에 게재한 '환자안전을 위한 환자확인의 개념과 중요성'이란 논문릍 통해 "현대의 의료체계는 환자확인 오류를 예방하기에 구조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성숙되지 않았다. 이름이나 수술부위가 같거나 유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료진 내부와 의료진과 환자와의 소통의 문제와 업무가 복잡하고 시간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은 의료진의 인수인계 등 절차적 요인도 원인이 된다"며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환자확인 오류가 발생되지만 무엇보다 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자확인 과정에서 환자의 직접 참여가 중요하다.

염 교수는 "환자확인을 위해 환자나 보호자의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환자 스스로 자신이 어떤 치료과정 전에 환자확인을 하는지 알아야 하며 환자확인 과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환자와 의료진은 치료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피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고, 환자의 참여는 정직하고 개방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며 의료 오류감소 목적을 달성해 생명을 구하는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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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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