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ad37

[The만나다] "혈우병 환자 맞춤치료 위해선 급여기준 개선 절실"

기사승인 2019.11.11  08:56:10

공유
default_news_ad2

- 특별대담 | 황태주(한국혈우재단 이사장)·카르멘 에스큐리올라 에팅스하우젠(독일 라인마인 혈우병 센터장)

[라포르시안] 혈우병은 X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 응고인자가 부족하게 되어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이다. 혈액응고인자 중 제8인자가 없거나 부족할 때 발생하는 혈우병 A와 제9인자 결핍증인 혈우병 B가 대부분으로 혈우병 A가 전체 혈우병의 약 80%를 차지한다. 주된 치료방법은 응고인자 보충요법이다. 혈우병 A에서는 ‘PEGylation’ 기술 등이 적용돼 반감기가 1.5배 연장된 반감기 연장제제가 기존 제제를 대체하고 있다. 기존 표준 반감기 제제의 경우 주3회 투여가 필요한 반면, 반감기 연장 제제는 주 2회 투여로 환자 순응도를 높이면서 치료 효과를 개선할 수 있다. 

혈우병은 환자마다 약물동력학적 프로파일이 큰 차이를 보인다. 성인에서도 개인별 반감기 차이가 두 배 이상일 정도로 큰 편차를 보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러한 개인별 특성에 맞춘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애디노베이트와 같은 반감기 연장 제제의 국내 급여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용량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애드베이트와 같은 표준 반감기 제제도 급여 기준이 허가사항에 미치지 못해 급여 용량 내에서는 환자 개별 맞춤 치료가 어려운 상황이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는 이러한 급여 제한이 없고, 허가 용량을 기본으로 하되 의료진의 전문적인 판단을 허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혈우병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기 위해 급여기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라포르시안은 지난 1일 ‘혈우병 A 치료 최적화 방안 심포지엄’을 위해 방한한 독일 라인 마인 혈우병 센터장인 카르멘 에스큐리올라 에팅스하우젠(Carmen Escuriola Ettingshausen) 박사와 한국혈우재단 황태주 이사장을 만나 혈우병 개인 맞춤 치료의 중요성과 국내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놓고 대담을 진행했다.

사진 왼쪽부터 카르멘 에스큐리올라 에팅스하우젠 독일 라인마인 혈우병 센터장, 황태주 한국혈우재단 이사장.

- 한국·독일의 혈우병 진단율과 치료법이 궁금하다.

황태주 이사장<이하 황> = 혈우병은 유전성 혈액질환으로 약 70%가 유전에 의해 발생하고 약 30%는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환자 비율은 혈우병 A가 80%, 혈우병 B가 20% 정도이며 현재 국내에서 치료받고 있는 혈우병 A 환자 수는 약 1,800여명, 혈우병 B 환자 수는 약 430명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혈우병 발병률을 5,000~10,000명 중 1명으로 보고 있는데 국내의 경우 인구수를 고려했을 때 약 20,000명에 1명 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 이유는 경증의 환자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 환자로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며 모든 환자를 포함한다면 세계적인 발병률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에스큐리올라 박사<이하 에스큐리올라>= 독일에서 혈우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약 5,000명으로 독일 전체 인구가 약 8,000만명인 것을 고려했을 때 한국보다는 환자수가 많다. 독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증의 혈우병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증상을 겪지 않기 때문에 수술 등의 경우가 아니면 진단이 잘 되지 않는다. 우선 중증 혈우병 환자들은 관절이나 근육과 같은 부위에서 반복적인 출혈을 경험하고 혈우병성 관절병증을 겪는 등 이로 인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고통을 겪는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유지요법을 시행하는데, 혈우병 A 환자의 경우 8인자, 혈우병 B 환자의 경우 9인자를 주기적으로 투여한다. 이 경우 개인별 특성에 따른 맞춤 치료를 하여 환자 개별 반감기, 연령,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등에 따라 용량을 조정한다. 또한 상당히 일찍부터 유지요법을 시작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유지 요법을 시행한다.

황 = 국내에서도 중등도나 출혈 발생에 따라 처방의 여지가 있어서 중증 환자의 경우 25IU/Kg을 처방하며 중증 출혈이 있는 경우 30IU/Kg까지 처방할 수 있고, 환자에 따라 출혈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 추가 2회분 처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환자마다 약물동력학 프로파일이나 직업, 활동량 등 많은 차이가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급여 용량의 제한으로 이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어렵고 환자 순응도도 떨어진다. 환자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는지 여부가 독일과의 차이이다.”

태주 한국혈우재단 이사장.

 - 반감기 연장을 통해 투여 횟수를 줄인 제제 ‘애디노베이트’가 국내 급여 출시된 지 1년 정도 지났다.

 = 우선 투여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환자들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표준 반감기 제제 대비 투여 횟수는 주 3회에서 주 2회로 줄었지만 출혈 횟수는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 입장에서 더욱 편리한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재까지 반감기 연장 제제로 인한 이상반응이나 항체가 발생한 케이스도 없었다. 기존 표준 반감기 제제를 주 3회 투여 받는 것에 익숙해진 일부 환자들은 투여 횟수가 줄어들어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효과가 좋고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에스큐리올라 = 독일의 경우 반감기 연장 제제가 한국보다 앞선 2015년부터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반감기 연장 제제의 장점에 대해 한 가지 더 설명하자면 투여 횟수의 감소뿐만 아니라 더욱 강력한 개인별 맞춤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투약 횟수나 혈중 8인자 최저 농도(Trough Level)를 조정하는 등 유연한 처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황 = 표준 반감기 제제의 경우 일주일에 3번, 반감기 연장 제제의 경우 일주일에 2번 투여해야 하는데 반감기 연장 제제의 경우 권장용량에 비해 급여기준이 절반밖에 되지 않아 충분한 예방이나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없다. 환자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 급여기준 용량으로도 효과가 있는 환자들도 있지만 좀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한 환자들도 있을 수밖에 없다.”

카르멘 에스큐리올라 에팅스하우젠(Carmen Escuriola Ettingshausen) 독일 라인마인 혈우병 센터장

- 급여 기준은 어떤가.

 = 일괄적으로 급여기준 용량을 확대하거나 일부 추가 용량이 필요한 환자에서 추가 투약을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괄적인 용량 확대는 국가 예산 증가에 대한 부담이 있음을 이해한다. 환자의 약물동력학 프로파일을 기준으로 삼아 급여 처방이 가능해진다면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에스큐리올라 = 동의한다. 특히 혈우병 A 환자에서 개인별 약물동력학 프로파일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혈우병 소아환자의 경우에도 출혈 증상이 몇 번 발생하면 바로 혈우병성 관절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용량에 제한받지 않는 적절한 치료가 매우 절실하다. 소아환자는 성인에 비해 반감기가 짧기 때문에 성인보다 더 많은 용량의 투여가 필요하지만, 성인보다 체중이 적게 나가니 결과적으로 비용 측면에서는 큰 차이는 없다. 따라서 의사의 재량에 따라 환자별 맞춤 치료를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현재 독일에서는 표준 반감기 제제와 반감기 연장 제제 모두 허가 용량을 고려해 사용하며 별도의 용량이나 횟수 제한은 없다.

황 = 국내 환자의 경우 20-25IU/Kg 그리고 중증도 출혈의 경우 30IU/Kg은 급여 처방이 가능하고 그 이상 용량은 급여권 밖이다. 지금 상황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급여 용량의 적정성이다. 현재 허가용량과 급여기준의 용량이 달라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허가사항에 준하게 급여기준이 확대되거나 환자별 특성에 맞춰 용량을 조절할 수 있게 하는 등 국가 재정에도 낭비가 없고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되길 바란다. 급여기준 외에도 혈우병과 같은 선천성 출혈 질환 환자들 치료 과정에서 많은 문제를 겪고 있다. 장애가 발생해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의 경우 병원을 방문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한국혈우재단에서 이러한 환자들에게 가정간호사를 지원하거나 의사들이 왕진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출혈이 발생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응고인자를 투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자가 주사가 어려운 환자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환자의 경우 신속한 치료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제도적으로 개선이 시급하다.

에스큐리올라 = 환자의 병원 접근성 문제는 독일에도 존재한다.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환자들은 병원 방문이 어렵기 때문에 가정 방문 간호사가 약물 투여를 도와줄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러한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덧붙여 약물동력학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한 치료 접근법이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최근 환자가 자체적으로 본인의 혈액 내 응고인자 레벨을 확인할 수 있는 앱도 나와있어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 혈우병 전문의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황 = 소아 환자 역시 하나의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인식을 갖고 어려서부터 적극적인 자기 관리를 통해 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보호자가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진들도 환자들이 정상인과 같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상담과 최선의 치료 순응도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혈우병 환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 혈우병을 진료할 수 있는 센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약 300여개의 센터가 있는데 국내 주요 센터는 약 10여 곳 정도이며, 혈액응고인자 제제 처방이 이뤄지는 병원은 30~40곳 정도이다. 혈우병 연구회 활동하고 있는 의사 회원도 제한적이다. 국내 의료진, 특히 젊은 의사들이 조금 더 혈우병에 관심을 갖고 연구와 진료에 많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스큐리올라 =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별 약물동력학 프로파일을 고려한 맞춤 예방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이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받고 치료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혈우병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에 대해 잘 인지하고 질환을 관리해 사회에서 받은 것을 환원하는 당당한 사회의 일원이 되길 바란다. 독일의 경우 혈우병 치료 기관이 포괄적인 진료가 가능한 최상위 기관과 혈우병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센터, 그리고 기본적인 진단과 모니터링 등이 가능한 혈우병 유닛 등 3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혈우병을 포괄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센터가 적절히 배치돼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본다.

ad45

조필현 기자 chop23@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ad38
ad39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ad41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ad42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