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명 모집에 15명 확보..."모집정원 확보엔 실패했지만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

2020년 2월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 조감도.
2020년 2월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 조감도.

[라포르시안]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짧은 기간에 많은 입원전담전문의를 확보했지만 목표했던 인원의 절반에 그쳤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 15일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을 마감한 용인세브란스병원 입원의학과 김수정 과장의 평가다.

오는 2020년 2월 말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15일까지 내과계, 외과계, 뇌신경, 재활, 정신과 분야 병동을 담당할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을 실시했다. 모집 정원은 내과 18~20명, 가정의학과 8~15명, 외과 3~5명, 소아청소년과 6~7명으로 최소 33명 규모의 입원전담전문의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을 통해 확보한 인원은 15명에 그쳤다. 지원 의사를 구두로 밝힌 이가 8~10명가량이었는데 끝내 지원서를 내지 않았다.  모집 정원을 확보하지 못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이달 말까지 추가모집을 진행한다.

연세의료원 교원 발령과 고용 보장이란 다소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용인세브란스병원의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은 병원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관련 기사: 연세의료원, '입원전담전문의' 교육시스템 구축·고용 안정 추진>

이번에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입원전담전문의 모집 정원 확보에 실패한 건 아직까지 국내에서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과장은 "전공의나 펠로우를 마치고 이직을 준비하는 의사들이 가장 지원을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개원이나 봉직의 근무를 마치고 큰 병원으로 이직을 원하는 이들도 중요한 자원인데, 그들에게 입원전담전문의 시스템이 처음이고 처우가 어떻게 될 것인지도 낯설다는 것이 모집 정원 확보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경우 직업적인 특성상 '족보'나 '가이드라인'을 많이 따를 수밖에 없고, 전례가 없는 일을 하는 것을 꺼린다. 그만큼 기존의 정형화한 업무에서 벗어난 입원전담전문의라는 분야가 낯설 수밖에 없다.  

입원전담전문의 도입 초반에 보드를 딴 전문의임에도 전공의로 취급한다거나 전공의 수준의 대우를 하다 보니 직업에 대한 가치가 낮게 느껴진 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하지만 요즘은 입원전담전문의를 바라보는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환자는 많고 전문 인력은 부족한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은 인식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번 입원전담전문의 모집 결과에 대해 병원에서는 '선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김 과장은 "내부 평가는 15명 정도 부족한 숫자인 것은 맞지만 나름 선방했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같은 곳도 내과와 외과를 모두 합쳐 15명이 안 된다"며 "지원자 입장에서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실체화된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을 망설일 수 있고, 그런 점에서 15명이 원서를 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정원을 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다른 대형병원들도 경쟁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라 용인세브란스병원의 사례는 병원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김 과장은 "애초부터 15명을 목표로 모집했다면 정원을 채웠을 테지만 33명을 모으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10명을 넘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많았다"며 "더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5명이나 올까'라고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병원은 개원 전까지는 추가로 입원점담전문의 확보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김 과장은 "병원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처우와 직무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이곳에서 진료하면서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게 더 중요한 동기부여라고 생각한다"며 "개인의 발전이 곧 기관의 발전이라는 가치를 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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