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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급증으로 문케어 삐걱거린다"는 한국당, 과연 그럴까

기사승인 2019.11.20  1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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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여화 전환 때 의료이용 모니터링 후 보완대책 마련키로 결정
문케어 아닌 의료전달체계 부재가 근본 원인

[라포르시안]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반기를 넘어선 가운데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재인 케어)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해 비급여 부담이 컸던 영상진단검사의 경우 2018년 10월부터 뇌·뇌혈관·특수검사 MRI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데 이어 올해 5월부터는 두경부 MRI 검사에도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했다. 올해 11월부터는 흉부·복부 MRI 검사에도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했다.

초음파의 경우 2018년 4월부터 상복부 검사를 급여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2월부터는 신장, 방광, 항문 등 하복부와 비뇨기 검사가 비급여에서 급여로 전환했다.

여기에 상급병원·종합병원의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선택진료비 완전 폐지, 병원·한방병원 2·3인실 건강보험 적용 등으로 기존에 가계 부담이 컸던 비급여 항목이 대폭 급여로 전환하면서 가계의 의료비 지출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야당과 보수언론에서는 급격한 보장성 강화로 인해 불필요한 의료이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건강보험 재정이 머지않아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MRI 검사 급여화에 대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19일자로 '文케어 이후, 뇌 MRI 2배 늘자 건보 축소 검토'한다는 기사를 통해 급여화 후 MRI 검사가 급증하자 정부가 뒤늦게 급여기준을 강화하고 급여 적용을 축소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케어의 대표 주자 격인 MRI 문턱 낮추기의 부작용인 과잉 진료와 진료비 급증이 첫 시작인 뇌·뇌혈관 MRI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보수언론의 문제 제기에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적극 거들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9일 이창수 대변인 논평을 통해 "충분한 사전준비도 없이 설익은 선심성 정책만 쏟아내더니 기어이 사달이 나고야 말았다. 임기 절반을 갓 넘은 문 정부의 모든 정책이 하나둘씩 삐걱거리기 시작한다"며 "어제는 주 52시간 근로제 정책의 유예 결정, 오늘은 MRI 건강보험 적용 축소 검토를 꺼내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MRI 건강보험 적용은 문재인 케어의 간판 정책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시킨다는 방향은 옳았지만 문 정부는 정부의 재정상태에 대한 고려도 없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양 밀어붙였다"며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시행 6개월 사이 MRI 촬영은 73만 건에서 150만 건으로 늘었다. 정부 예상보다 50%나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복지부는 관련 진료비가 급증하자 과잉 진료 여부를 심사하겠다며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르면 연내에 대상을 축소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며 "문 정부는 모든 정책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시행해왔다. 국민 혈세를 마음대로 물 쓰듯이 써놓고 부작용이 생기면 거둬 들이는 아마추어 정부의 한심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도 지난 19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가 국민의 건강 책임져드리겠습니다’고 요란하게 홍보하면서 확대 시행한 ‘문재인 케어’가 곳곳에서 탈이 나고 있다"며 "문재인 케어 실시 이후에 뇌MRI 관련 지출이 2배 늘어나자 건보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복지부가 어제 발표했다. 건강보험 급여 지급 기준을 강화하고 대상을 축소하는 등의 대책을 ‘뒷북’ 치듯 마련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정심, 급여 전환 결정 때 모니터링 후 보완대책 마련 예고 

그러나 MRI 검사가 급증하자 정부가 뒤늦게 건보 적용을 축소하겠다고 나섰다는 지적은 왜곡된 측면이 있다. 

앞서 정부는 MRI 검사를 급여로 전환하면서 보장성 확대 시행 후 의료이용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보완 및 개선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작년 9월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뇌 MRI의 건강보험 적용방안을 의결하면서 MRI 검사 청구 현황을 의료계와 공동 모니터링 하고, 필요시 급여기준 조정과 함께 의료기관의 예측하지 못한 손실보상 등 보완책을 마련해 실시하겠다고 결정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뇌 MRI의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조정하거나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보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이다. 뇌 MRI뿐만 아니라 기존의 다른 건강보험 보장성 항목에서도 의료이용량이 급증할 경우 급여기준을 조정하거나 심사를 강화하는 조치를 수시로 추진하고 있다.

급여기준을 조정하거나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 마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해놓고 재정 지출이 급증하자 뒷북 대응에 나선 것처럼 비난하는 건 건강보험제도 자체에 대한 몰이해나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왜곡된 주장처럼 보인다.

복지부는 "뇌 MRI 등 의료이용 증가 가능성이 높은 검사 항목은 보장성 확대 시행 시 추후 의료이용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보완 및 개선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뇌 MRI 검사에 대해 의료이용의 적정성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완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文케어 성공적으로 이행하려면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수"

무엇보다 뇌 MRI 검사 급증에 따른 문제를 제기하려면 보장성 강화를 탓하기 보다는 의료전달체계 부재에 더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MRI 촬영급증은 의원과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필요성을 확인시켜 주는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대안신당 의원이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뇌·뇌혈관 MRI 급여화 직후 6개월 동안 전체 MRI 촬영건수(복합촬영 횟수 포함)는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MRI 촬영 건수는 의원급과 중소병원을 중심으로 더욱 두드러졌다.

MRI 건보적용 시행 전후 6개월간 촬영현황을 종별로 구분한 결과 의원급의 촬영횟수가 225%, 병원급은 1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동네의원이 외래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보장성 강화가 추진된 탓에 일부 중소병의원의 불필요한 과잉진료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결국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전제돼야 한다.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19'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내 의료기관의 병상은 인구 1천 명당 12.3개로 OECD 평균(4.7개)의 약 2.6배에 달한다. MRI와 CT 보유대수도 인구 100만 명당 각각 29.1대, 38.2대로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한의사를 포함한 임상의사는 인구 1천 명당 2.3명, 간호 인력은 인구 1천 명당 6.9명으로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 1인당 의사 외래진료 횟수는 16.6회로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의료인력은 부족한데 병상과 고가 의료장비는 넘치고, 국민의 외래진료 횟수는 압도적으로 높은 기형적인 의료체계는 바로 의료전달체계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료전달체계 부재로 불필요한 과다의료이용 형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문제삼을 게 아니라 의료전달체계 부재로 인한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은경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포럼>에 게재한 '건강보험 재정의 현황과 정책과제'를 통해 "정부는 (전면급여화 정책에 따라)오는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의 재정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며 "하지만 급여화되는 항목에 대한 환자의 수요가 급증하거나, 상급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공급자들이 예상치 않았던 비급여를 창출할 수 있다면 보장성 강화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공급자에 대한 지불제도 개선 및 의료서비스 전달체계 효율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급자에 대한 보상체계(지불제도)가 현재 행위별 수가제에서 포괄적 개념(신포괄수가제부터 가장 극단적으로는 총액계약제까지 점진적 고려)과 성과 베이스를 가미한 수가제로 전환되고, 1차 의료기관과 상급병원 간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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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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