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정책 수행평가 기준으로‘정책 실질성·대응 신속성’ 중요하게 여겨

[라포르시안] 국민이 가장 중요하는 생각하는 건강정책은 '의료서비스의 질과 안전 보장'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수년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병원내 환자안전 사고가 잇따르면서 의료 질과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의 건강 문제에 있었서 사회가 일부라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는 지난 22일 열린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정책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정책 분야는 ‘보건의료의 질과 안전 보장’으로 5점 척도에 4.37점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4.27점),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정책’(4.25점), ‘미충족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가책임 및 정부투자 확대’(4.21점), ‘고령화 저출산 등 급변하는 환경으로부터 건강을 유지·증진하도록 의료와 요양(돌봄) 서비스를 개선하는 정책’(4.19) 순이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의료 접근성 확대도 중요한 정책 영역이지만 의료서비스의 안전과 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보건당국의 역할이란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표 출처: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표 출처: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반면 학계와 전문가 내부에서 주목받고 있는 모든 사회 정책에 있어서 건강 영향을 고려하도록 부처 간 협력과 조율을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든 정책에 건강을 고려하는 정책(Health in All Policies, HIAP)에 대한 중요성 인식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에서 ‘환경, 교육, 안보 등 국가의 모든 사회정책에 정책 결정이 초래할 수 있는 건강영향을 고려하도록 부처간 협력을 강화하는 정책’은 4.12점에 그쳤다.

‘건강정책 결정이 국민 의사를 보다 충실히 반영하도록 의사결정 구조와 과정 즉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정책’ (4.06점), ‘건강기술과 정보의 첨단화 및 부가가치 창출’(3.99점)은 전체 평균(4.14점)보다 낮은 점수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정책의 수행 평가 기준이 될 ‘건강정책이 갖춰야 할 요건’을 묻는 질문에선 ‘현장에서 효과를 낼 실질적인 정책 마련’을 꼽은 응답율이 69.4%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즉각적인 문제 대응과 해결을 위한 신속한 정책 마련’(22.3%), ‘이해주체 간 갈등이나 저항이 많지 않은 수용성이 높은 정책 마련’(8.3%) 순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일반 국민은 건강 정책의 수행에 있어서 ‘정책의 실질성’을 가장 중시하고 ‘대응의 신속성’을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건강 정책 만족도 조사에서는 ‘지난 정부의 건강정책과 비교했을 때’와 ‘목표 대비 달성도 측면에서’ 각각 평균 3.29점, 3.27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투입 자원 대비 산출 가치’측면에서는 3.06점으로 가장 낮았고, 다음으로 정책에 대한 대국민 소통을 의미하는 ‘건강정책의 사회적 대화’측면이 3.12점으로 낮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의료비의 가계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부담을 안 준다’ 31.5%와 ‘부담을 준다’ 30.6%가 의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의료보험 보장성 강화와 이를 위한 건강 예산 증대 관련해 ‘건강이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에는 ‘개인 책임’을 꼽은 응답자가 57.8%로 가장 많았다. 이어‘개인과 사회 책임 반반’이 36.7%, ‘사회 책임’이 5.5% 순이었다.

‘전적으로 개인책임’은 26.3%에 그쳐 국민 4명중 3명은 건강 문제는 사회가 일부라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