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사 도입약 판권회수 직격탄...올해 들어 매출·영업익 급감

[라포르시안] 중소 제약사인 일성신약이 올해 3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고난의 행군(?)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올해 3월 마케팅·영업전문가인 김정호 총괄 사장을 영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역부족인 모양새다.

일성신약은 올해 3분기에 누적매출 362억원을 기록해 전년(454억원) 동기대비 20.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매출은 119억원으로 전년(176억원)대비 32.4% 줄었고, 2분기 매출은 123억원으로 전년(158억원)대비 22.5% 감소했다. 3분기 매출은 12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큰 변화는 없었다.

영업이익은 1분기 -4억원, 2분기 -4억원, 3분기 -6억원 등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일성신약의 이 같은 적자기록은 다국적 제약사와 맺은 도입약의 판권 회수에 따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일성신약은 작년과 올해 초에 박스터사의 마취제 ‘슈프레인’ 등 2개 품목의 판권을 회수 당했다. 슈프레인은 일성신약에서 연매출 100억원 안팎을 기록한 효자품목이었다.

일성신약처럼 그동안 국내 여러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와의 코프로모션(공동판매)으로 인기품목 판매를 통해 매출을 늘려왔다. 그러나 코프로모션은 ‘빛과 그림자’가 완연히 드러나는 전략이란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다국적 제약사보다 신약개발 능력 부분에서 떨어진 국내 제약사가 공동판매 등 여러 가지 방안을 통해 선진국의 연구개발(R&D) 기술, 제품 마케팅 전략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가 공동판매 전략에만 집중할 경우 신약개발은 뒷전인 채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제약사 본연의 역할인 신약 연구개발에 소홀해진다.

게다가 다국적 제약사가 판권을 회수할 경우 고스란히 매출 하락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전형적인 코마케팅의 부작용으로, 블록버스터 품목을 국내에 들여와 대형품목으로 키워놓으면 판권을 가지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는 일정부분 계약일이 종료되면 제품 판권을 회수한다”며 “블록버스터 품목 매출을 감당할 제품이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일성신약처럼 그렇지 않은 경우는 회사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성신약 윤석근 대표이사 부회장의 차남 윤종욱(33) 이사는 입사 4년 만인 올해 1월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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