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유한양행·대웅제약·동아ST 등 R&D 집중

[라포르시안]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동아ST 신약개발 중앙연구소 입구에는 ‘제약사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이 쓰여 있다. 이 글은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신호 명예회장이 직접 쓴 것으로, 제약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놓았다. 

제약기업의 본질은 신약 연구개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리지널 신약의 복제약이라고 불리는 제네릭에만 안주한다던 비난을 받아온 국내 제약업계도 이제는 신약 연구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분위기이다. 특히 주요 제약사의 잇단 신약기술 수출 성공에 자극을 받아 '0.01%' 확률에 도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레이저티닙·YH25448)’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은 만성통증 치료제(DWP17061),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HM15136), 보령제약은 항암제(BR101801), 동아ST는 파킨슨병 치료제(DA-9805)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유한양행은 내년에도 면역항암제 ‘레이저티닙’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레이저티닙은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타이로신인산화효소억제제(TKI)로 EGFR 유전자에 기존의 다른 EGFR TKI 투여 후 발생한 T790M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이다.

레이저티닙은 최근 임상 1·2상 시험결과가 국제학술지인 '란셋 온콜리지'에 게재된 바 있다. 현재 국내 2상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완료했고, 지난 5월 임상시험승인신청(IND)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 (FDA) 승인을 획득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는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된 레이저티닙의 임상 결과는 글로벌 임상3상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향후 전 세계 폐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대된 약물이다”고 평가했다.

대웅제약은 만성통증치료제 ‘DWP17061’을 골관절염 적응증으로 연구개발에 나선다. DWP17061은 통증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소듐(sodium)채널인 Nav1.7을 차단해 통증신호가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 진통효과를 낸다.

Nav1.7은 많은 제약사에서 검증된 진통제 타깃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나, 출시된 약물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센터장은 “DWP17061은 2020년 상반기 중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등 효능을 입증할 계획으로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 'HM15136'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HM15136은 주 1회 투여하는 지속형 글루카곤 유도체다. 바이오의약품의 짧은 반감기를 늘려주는 한미약품 고유의 플랫폼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기존 글루카곤의 단점이었던 용해도와 안전성을 개선했다.

HM15136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글로벌 1상 임상 계획을 신규 등록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초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HM15136을 회사의 주력 연구개발(R&D) 과제 3가지 중 하나로 소개하기도 했다.

보령제약은 표적항암제(BR101801) 개발 프로젝트를 내년 초에 본격 가동한다. 

현재 FDA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BR101801의 1상 임상을 모두 승인받은 상태다. 미국 1상 임상은 내년 2월 쯤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 조절 인자인 ‘PI3Kδ(포스포이노시티드-3키나제 델타)’과 ‘DNA-PK(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프로테인키나제)’를 동시에 저해하는 기전이다. PI3K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의 성장, 증식 분화, 이동, 생존 등 기능을 조절한다.

동아ST는 파킨슨병 치료제 'DA-9805'와 과민성방광 치료제 'DA-8010' 개발에 주력한다. DA-9805은 내년 초에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하고, DA-8010은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한다.

동아ST 관계자는 “R&D부문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순항 중"이라며 "대사내분비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역량 집중과 연구효율 극대화를 위해 큐오라클을 설립했고, 연구본부는 기초 면역항암제와 치매치료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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