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 없는 곳도 있어..."인력 충원 가능하게끔 지원 더 강화해야"

한 대학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한 대학병원의 권역응급의료센터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라포르시안] 정부가 중증 응급환자 진료와 재난 대응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할 목적으로 지정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가운데 일부가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이 운영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소아응급환자 전담 전문의 인력을 구하지 못해 소아응급환자 진료를 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동북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A병원은 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소아응급당직자(전문의) 한 명이 징검다리 진료를 하며 근근이 버티는 중이다. 

현행 권역응급의료센터 법정 기정 기준 가운데 인력 기준을 보면 응급실 전담 응급의학전문의 5명 이상, 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 1명 이상, 소아응급환자 전담 간호사 1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시설 부문에서는  소아응급환자 진료구역 3병상 이상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권역응급센터에 소아응급당직자로 전문의 1명을 배치하고 이 의사가 일주일에 3회 진료를 하고 있다"며 "지정 기준을 총족하지 못해 소아응급실을 폐쇄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아응급실을 폐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에 따로 신고할 필요도 없다. 소아외과와 소아정형외과 등 진료는 기존 성인응급실에서 담당하고 있다"면서 "우리 병원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아예 소아응급환자 진료 공백 상태인 병원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 돌려막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고 아예 소아응급환자 전담전문의를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곳도 있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과 관계자는 "A병원에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소아응급실을 폐쇄했다는 소문은)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만, 인력 부족 문제와 관련해서는 서울시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두 살 아이의 치료를 미루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전북대병원의 권역응급센터 지정이 취소된 일도 있었다. <관련 기사: 전북대병원 중증외상 소아환자 사망사건, 은폐된 진실 드러났지만...> 

복지부에 따르면 권역응급센터는 다른 병원에서 진료하지 못해 이송되는 중증응급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의무가 있다. 이를 시설과 장비와 인력 등 충분한 응급의료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권역응급센터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인데,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복지부가 인력 충원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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