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요병원 '응급실 폐쇄로 환자 수용 불가' 상태..."감염병보다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 못받아 사망할 수도"

[라포르시안]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하루새 또 급증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에 따르면 21일 오전 9시 현재 전날 대비 확진자 52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국내 전체 환자수는 156명으로 늘었다.

새로 확진된 52명 가운데 38명은 대구와 경북에서 41명이 발생했다. 이밖에 서울 3명, 경남 2명, 충남과 충북, 경기, 전북, 제주, 광주 등에서 각각 1명씩 환자가 발생했다.

전날 대비 추가로 발생한 52명 가운데 39명의 환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감염자로 파악됐다. 

대구에서 추가로 발생한 확진자 38명 가운데 33명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경북과 경남, 충북, 광주 등에서 발생한 환자 6명도 신천지 대구교화와 연관성이 확인됐다.

2월 21일 오전 9시 기준 새롭게 확진된 코로나19 확진환자 52명 분포.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2월 21일 오전 9시 기준 새롭게 확진된 코로나19 확진환자 52명 분포. 자료 출처: 질병관리본부

이처럼 감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구지역에서 주요 병원들이 잇따라 확진자와 의심환자에 노출되면서 응급실 폐쇄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지역 내에서 응급환자 발생시 적절한 진료를 받기 힘든 '필수의료 공백'이 생길까 우려된다

21일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운영하는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지역의 주요 의료기관 중 상당수가 '응급실 폐쇄, 또는 임시 폐쇄로 환자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뜨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지난 19일 오전 코로나19 의심환자 3명이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방역 대응 차원에서 응급의료센터를 폐쇄했다. 이후 검사 결과에서 3명 모두 음성으로 나오면서 응급의료센터 정상 운영에 들어갔지만 지난 20일 병원내 의료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폐쇄 조치됐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환자에 노출돼 응급실 폐쇄가 잇따르면서 필수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의료시스템 재난상황이 우려된다.

지역내 주요 응급의료기관이 폐쇄될 경우 급성 심장질환이나 외상 환자가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한 보건의료 전문가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지역의 응급실 폐쇄 등이 잇따르고 의료진 격리조치로 의료인력 부족이 심화되면 감염병보다는 응급상황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가 더 많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 화면 갈무리.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 화면 갈무리.

대구와 경북 지역은 물론 전국 각 지역에서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급증하면서 이들에게 노출된 의료기관이 폐쇄되는 상황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호흡기증상 환자 진료가 불가하다는 의료기관도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의료계에서는 호흡기증상 환자를 전담하는 병원을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의사협회는 "현재의 선별진료소만으로는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이 있는 많은 환자들을 다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건소를 포함해 지방의료원과 같은 국공립의료기관을 한시적으로 ‘코로나19 의심증상 전담진료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와 청도를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구와 청도 지역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치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고 의료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메르스 사태 때처럼 군 의료인력 등의 공공인력도 투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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