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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성공 핵심은 시장이 아니라 '체제의 공공성'에 있다

기사승인 2020.05.06  1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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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 수급 안정화·코로나 대량 진단검사 등 공적 통제의 성과
"코로나 이후 보건의료기술 생산·공급 체제 공공성 확보 필요"

코로나19 전담병원 전환을 앞두고 개인보호구 착탈의 교육을 받고 있는 서울의료원 간호사들.

[라포르시안] “환자를 조기 발견하고, 접촉자를 신속하게 격리하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하는 한국은 COVID-19 대응에 있어서 WHO가 구상하고 추구하는 모든 요소와 전략을 이미 잘 구현하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열린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마이크 라이언 사무차장이 한 말이다.

코로나19 팬더믹 사태에서 한국의 방역대응 체계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K-방역' 경험을 공유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할 정도다.

어떻게 한국은 코로나19 방역 대응에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신속하게 진단검사 키트를 개발하고 보급한 방역당국의 대응부터 대구에서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팔을 걷고 나서 공공병원과 민간 의료진의 노력, 일상과 생계의 문제 앞에서도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조한 국민의 희생이 가장 큰 성공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방역체계가 가동될 수 있게끔 한 배경에는 '체제의 공공성'이 크게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민건강연구소가 코로나 이후 시대를 전망하기 위해 개최한 기획한 웨비나에서 김선 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보건의료기술: 생산·공급에서 국가의 역할'이란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관련 기사: 시민건강연구소,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건강정의' 웨비나 마련>

체제의 공공성이 작동한 대표적인 사례는 '공적 마스크 공급'과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신속한 공급'을 꼽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방역당국은 마스크 대란을 예상하지 못한 채 시장에 마스크 공급을 맡기고 정부의 간섭은 최소화했다. 그러나 2월 초부터 확진 환자 발생이 늘면서 마스크 가격이 급등했고, 수급 불안정으로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국민의 불안과 불만이 커졌다.

이 때부터 정부는 마스크 공급 과정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마스크 매점매석행위와 담합에 따른 가격인상 등 불공정행위 단속에 나섰다. 

공적 유통·분배의 초보단계인 공영홈쇼핑을 통한 마스크·손세정제 판매를 시작하고, 2월 말부터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위해 마스크 생산자로 하여금 당일 생산량의 50%를 공적판매처로 출고하도록 규정한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대구에서 신천지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자 마스크 수급 상황이 더 악화됐다. 결국 정부는 지난 3월 9일부터 '공적 마스크 구매 5부제'를 도입했다. 공적 마스크 5부제 시행 초기에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1개월 정도 지나면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이끌어냈다.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관련 해외언론 보도. 표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

코로나19 방역대응에서 한국이 성공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바로 신속한 진단검사와 확진자 역학조사, 격리치료에 있었다. 해외 각국에서도 'trace, test and treat'라는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신속하게 진단검사 키트를 개발해 공급한 방역당국의 기민한 대응이 큰 역할을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 개발에 착수했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및 진단키트 업체와 협력해 1월 말에 검사속도와 편의성 향상된 ‘실시간유전자 증폭검사 검사’를 전국 18개 보건환경연구원에 보급했다.

2017년 도입된 감염병 유행에 대비한 '의약품 긴급사용승인제도'도 빛을 발했다. 방역당국의 도움으로 민간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가 긴급사용승인제도를 통해 속속 허가를 획득, 민간의료기관까지 보급이 확대되면서 하루 1만명 이상 진단검사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의사 판단 등 코로나19 사례정의 지침에 따라 실시한 진단검사와 확진 환자 격리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치료 접근성이 높은 덕분에 신속 검사와 추적, 치료로 이어지는 방역대응 체계가 가동될 수 있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에서 건강체제의 공공성이 작동하면서 K-방역 성공을 이끌어냈지만 이후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우려할 만한 대목이 많다. 원격의료 등 비대면 서비스 산업 육성과 제약바이오 기업 지원 등 과학기술 혁신 지원과 민간시장 육성 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 시민건강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4일 열린 웨비나 발표에서 "한국 방역 성공의 핵심은 '체제의 공공성'에 기인한다"며 "체제의 공공성은 필요에 따라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시장을 강력히 통제하고 필요시 직접 생산·공급하는 것”이라며 "마스크 대란 이후 80% 이상의 생산량을 공적 통제한 사례와 질병관리본부가 자체 개발한 진단시약 프로토콜을 시장에 공개하고 민간업체의 진단키트 개발을 독려한 것 모두 체제의 공공성에 기인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시대 뉴노멀이 '비대면 산업'을 핵심 키워드로 한 산업 육성과 민간시장 규제완화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시대에는 규제완화, 영리화가 아니라 더 많은 공적 통제와 공적 인프라 및 재원의 공적 활용, 자국 우선주의를 넘어선 국제연대를 통해 보건의료기술 생산·공급 체제의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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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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