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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거짓말 그리고 CCTV...이태원 클럽발 7차 감염까지 어떻게 확인했나

기사승인 2020.05.27  10: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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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진자 동선·접촉자 분류 위해 CCTV·택시 타코미터기 정보까지 수집
감염병예방법에 정보 요청 근거..."정보인권과 방역 사이 균형있는 보호시스템 필요"

[라포르시안]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비어릇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급기야 7차 전파 사례까지 파악됐다.  'n차 감염'이 계속 퍼지면서 25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고 감염경로를 파악해 방역 통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대응 능력도 주목된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직업과 동선을 숨겼던 인천 학원 강사에서 시작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7차 감염 사례까지 발생했다.

이번 사례는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로부터 상당히 많은 추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대본이 공개한 7차 감염경로는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20대 학원강사 확진자를 시작으로 학원 →노래방 → 뷔페 → 음식점 → 음식점 → 확진자 가족'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잔인한(?) 전파력과 함께 7차 감염 사례까지 파악한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능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감염병 유행 사태에서 감염자와 비감염자 간 밀접접촉과 밀폐된 공간을 통해 바이러스 전파가 사람과 확산돼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다. 지난 2월 대구에서 신천지 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확산된 사례에서 보듯이.

유사한 집단감염 사례를 예방하려면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철저한 역학조사로 감염 경로 및 접촉자를 파악해 감염원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접촉자를 분류하고 신속한 격리와 진단검사로 감염원을 차단하는 첫 번째 도구가 바로 역학조사이다.

방역당국이 7차 감염 사례까지 파악했다는 점에서 역학조사가 얼마나 꼼꼼하게 이뤄졌는지 짐작하게 한다. 역학조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자료는 확진자의 동산 파악이다.

인천 학원강사 동선에서 시작해 학원과 노래방·식당, 택시 등 다중이용시설로 이어진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CCTV 확인, 휴대폰 위치추적, 신용카드 이용내역, 대중교통 이용내용 등이 모두 사용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학원강사가 탓던 택시를 몰던 기사가 확진 판정을 받자 비슷한 시간대에 이 택시에 탓던 승객을 접촉자로 분류하고 택시비 카드결제 내역과 타코미터기(운행기록장치) 정보까지 동원해 접촉자 파악에 나섰다.

경찰과 통신사 협조 아래 이태원 클럽·주점 5곳 일대에서 특정 시기에 기지국에 접속했던 1만명이 넘는 명단을 확보하고, 이들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요청하는 문자도 발송했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때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역학조사관들. 이미지 출처 보건복지부가 제작한 '2015메르스 백서'에서

앞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유행 초기 철저한 역학조사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이를 계기로  역학조사관이 역학조사에 필요한 다양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이뤄졌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은 방역당국과 역학조사관이 확진자 동선 파악에 필요한 의료기관 이용 내역부터 CCTV 확인, 휴대폰 위치추적, 신용카드 이용내역, 교통카드 이용내역 등의 정보 제공을 관련 기관에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감염병예방법 제76조2의 제1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관계 중앙행정기관장,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 의료기관 및 약국, 법인·단체·개인에 대해 감염병환자 및 의심자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았다.

제공 요청이 가능한 정보는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 의료법에 따른 처방전 및 진료기록부, 출입국관리기록,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필요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 등이다.

감염병예방법 시행령에 명시된 대통령령으로 정한 정보는 ▲신용카드·직불카드·선불카드 사용명세 ▲교통카드 사용명세 ▲영상정보처리기기(CCTV)를 통해 수집된 영상정보 등이다.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를 분류하는 역학조사를 위해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6일부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면서 ▲1일 평균 신규 환자 50명 미만 ▲감염 경로 불명 사례 5% 미만 ▲집단 발생의 수와 규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8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5월 10~23일까지 2주간의 방역 관리 상황과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 6.8%, 방역망 내 관리비율 80% 미만으로 파악됐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퍼지면서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전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정은경 본부장이 “코로나19는 정말 잔인한 바이러스이다. 내가 감염될 경우에 나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큰 피해를 준다. 시간이 지나 2차, 3차 감염으로 확산될 경우는 공동체 전체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말한 이유다.

"방역 위한 개인정보 수집, 일상적 감시 시스템으로 악용되는 것 경계" 

한편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방역 대응을 명분으로 과도한 개인신상 노출과 정보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감염병 방역을 위해 개인의 동선 공개가 필요하지만 이를 최소화하고, 감염병 경로 파악을 위한 개인정보 수집이 일상적 감시 시스템으로 악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등은 "정확한 감염 경로 파악을 위해 객관적인 정보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감염병 대응의 효율도 높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정당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고 할지라도 적절한 감독 장치가 없다면 얼마든지 남용될 수 있다. 법률에서 허용하는 목적으로만 사용되도록 관리적·기술적 보호대책을 철저히 마련하는 것은 물론 시스템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긴급하게 구축된 경찰-통신사-신용카드사 연계 시스템 등 확진자 동선 추적 시스템 사용목적이 다하면 데이터와 함께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긴급한 공중보건 목적을 위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더라도, 정보주체의 권리가 어디까지 보호되고 어떤 조건에서 제한되는지 개인정보 보호법 및 감염병예방법 등 관련 법률에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긴급한 보건의료적 필요성에 대응하면서도 정보인권을 균형있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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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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