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집단감염 발생으로 서울·인천 등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 높아져
방역당국,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확충 나서

[라포르시안] 어제 하루 동안 수도권 지역에서만 5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확인됐다. 이태원 유흥업소에 이어 부천 대형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퍼지면서 방역망의 통제 가능한 범위를 벗어난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한해 일시적으로 강화된 방역조치를 취하고, 확진자 증가에 대비한 격리치료 병실 확충에 나섰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29일 0시 현재 신규 확진자가 58명 발생해 총 누적 확진자수는 1만1,40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58명 가운데 해외유입 3명을 뺀 나머지 55명은 서울(19명)과 인천(18명), 경기(18명) 등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1일 신규 확진자가 전날(28일 0시 기준) 79명에 이어 이틀 연속 50명을 넘고 있다.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면서 '1일 평균 신규 환자 50명 미만'으로 유지하겠다던 방역당국의 목표가 무너졌다.

이태원 유흥시설과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접촉자가 수천명에 달해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당분간 1일 평균 신규 확진자 발생이 50~100명 사이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8일 12시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총 누적환자는 261명으로 늘었다.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28일 11시 기준 총 82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어제(28일) 오후에도 추가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독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중구에 있는 KB생명보험 콜센터에서 지난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총 7명이 추가 확진을 받았다. 영업소를 폐쇄하고 해당 층 직원과 건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검사를 실시하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다시 선별진료소를 찾는 인원이 늘고 있다. 어제 하루에만 코로나19 진단검사 건수가 1만6,000건을 넘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대비한 치료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수도권에 있는 코로나19 전담병원에는 이태원 클럽과 쿠팡물류센터 관련 격리치료 환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병상 가동률이 높아졌다.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인 서울의료원은 5월 초까지 완치후 격리해제가 늘면서 격리치료 병실이 많이 빈 상태였다. 최근 이태원 클럽과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계속 이송되면서 격리치료 환자가 1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입원병동 전체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활용하는 인천의료원은 5월 들어 격리치료 입원환자가 9명까지 줄면서 일반환자 입원을 받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인천 학원강사로 인한 추가 확진자와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 확진자가 계속 이송되면서 격리치료 입원환자가 28일 오후에는 63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감소하자 지난달 23일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운영 조정방안’을 마련하고 감염병 전담병원을 순차적으로 해제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 중순에는 서울·대구 지역도 확진 환자 추이 등을 살펴본 후 지정해제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염병 전담병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추가로 중환자 치료를 위한 긴급치료병상 확충에 나섰다.

이를 위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중증·고위험군 환자 긴급 치료병상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병원에 운영하던 중증환자 긴급치료병상 외에도 신규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실 확충사업을 추진하고 있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실 확충사업 공모를 실시한 결과 17개 의료기관(83개 병실)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번에 선정된 의료기관이 빠른 시일 내에 음압병실을 신축할 수 있도록 협력함으로써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수도권 지역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정부는 수도권 지역 주민과 시설을 대상으로 오늘(29일) 오후 6시부터 6월 14일 24시까지 총 17일간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

수도권 지역 유흥주점·노래연습장·학원·PC방 등을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 의무를 부과하가는 행정조치를 시행하고, 공공시설 운영도 중단하기로 했다.

수도권 소재 정부기관·공기업·기타 공공기관은 재택근무제,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 근무를 시행하고. 민간기업에는 시차출퇴근제나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활성화를 권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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