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절반 이상 “직원 해고 또는 해고 예정”

라포르시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개원가의 경영악화 상태가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으며, 특단의 정부 지원대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폐업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회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회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설문은 지난달 의협이 내과 등 개원의들을 상대로 실시한 것이다. 내과,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등 개원의 1,865명이 설문에 응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의료기관 운영이 가능한 기간을 '1년 이내'로 예측했다. 

이 중 '6개월 이내'와 '9개월 이내'가 각각 35%와 5%였다. '3개월 이내'라는 응답도 22%나 됐다. 

응답자 중 46%는 '의료기관을 폐업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으며, '직원해고 등 내부 구조조정을 이미 시행'한 경우가 25%,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33%로 각각 나타났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월별 건강보험청구액과 매출액 및 내원 환자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액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39% 감소했다'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59% 감소'가 26%, '60~79% 감소'가 18%였다. 심지어 '8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자도 7%에 달했다. 

반면 '매출액이 줄지 않았다'는 응답은 1%에 그쳤다.

내원 환자수도 청구액 및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내원 환자수가 '40% 이상 줄었다'는 응답이 전체의 52%로 절반을 넘었다. '20~39% 감소'가 41%를 차지했다.

진료과목별로는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의 환자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소아청소년과는 특히 환자 감소가 심각해 '80%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이 전체의 38%, '60~79% 감소'가 52%에 달했다.  

이비인후과는 '60~79% 감소'가 43%, '40~59% 감소'가 42%로 호흡기질환을 진료하는 과에서 환자가 확연히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데도 '요양급여비용 선지급을 신청했다'는 응답자는 23%에 그쳤다. 

신청하지 않은 응답자(77%)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절반 이상(54%)이 '곧 상환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17%는 '이미 은행권 채권양도대출이 있어서'라고 답했다. 11%는 '신청절차가 복잡해서'라고 이유를 밝혀 선지급제도 실효성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폐업으로 이어지고, 결국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의협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일차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한시적이라도 진찰료 인상과 함께 ▲손실보상 대책 확대 ▲직원건강보험료 감면 등 세제 혜택 ▲종합소득세 납부 6개월 이상 유예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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