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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대상 원격의료, 과연 실효성 있을까

기사승인 2020.06.26  09: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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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판단해 처방전 발급도 허용...의료계·시민단체 "의사면허 인정부터 의약품 조제·의료사고 책임소재 등 수많은 법적 문제 걸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4월 18일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타슈켄트 인하대'에서 진행된 한-우즈베키스탄 간 원격협진 시연 현장을 방문했다.

[라포르시안]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Sandbox)를 통해 원격의료 활성화 정책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그 일환으로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및 상담 서비스 제공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규제특례를 부여했다.

그러나 재외국민 대상 원격의료 서비스 제공이 어떤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기본적으로 국가 간 원격의료에 대한 의사면허 인정 여부부터 국내에서 발급한 처방전 조제 문제,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소재 여부 등 불명확한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5일 '2020년도 제2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인하대병원과 라이프시맨틱스가 각각 신청한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 안건을 규제 샌드박스 과제로 승인했다.

규제특례 승인으로 인하대병원과 라이프시맨틱스 및 협력 의료기관은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향후 2년간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전화나 화상을 통해 재외국민에게 진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 요청 시 의료진이 판단해 처방전을 발급할 수도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외교·통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외국민 거주 현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산업부는 "이번 임시허가는 보건복지부와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언어 의료접근성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현지 의료서비스 이용에 애로를 겪는 재외국민 보호 목적에서 부여된 것"이라며 "복지부는 추후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도화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외국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중요하게 따져봐야 할 게 바로 국내 의사가 발급한 처방전을 재외국민이 거주하는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국내 의사가 해외에 있는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급하더라도 외국에서 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받거나 처치를 받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한국 의사면허에 대한 인정 여부부터 원격의료 인정 여부, 보험제도와 보장 범위, 의료비 지불 방법, 의료행위 책임소재 등 수 많은 법적인 문제가 걸려 있다.

의사협회는 "당연히 외국 약사나 의료기관이 우리나라 의사가 해외에서 발급한 처방전에 따라 조제, 처치해줄 의무가 없다"며 "입장을 바꿔놓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자국 의사에게 받은 처방전을 가져와 우리나라 약국이나 병원에 와서 치료를 요구한다고 해서 이를 시행해줄 곳이 있겠는가. 한 마디로 실현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재외동포나 해외에 있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방법은 외교를 통한 외국과의 상호협조를 통해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보장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본질과 동떨어진 원격의료 방식은 실효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혼선을 빚거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해당 국가의 법률 위반 문제를 야기해 외교 및 통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선 의약품 택배배송 서비스를 연계할 수밖에 없다. 현행 약사법은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어 의약품 택배배송이 뷸법으로 규정된다.

다만 비대면 진료 후 처방전을 발급받은 재외국민이 국내에 있는 가족을 통해 약을 조제하고 택배배송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복약지도 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어 의약품 약화사고 발생도 우려된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은 지난 25일 관련 성명을 내고 "재외국민을 원격으로 진료하고 처방전을 발부하는 행위는 결국 국내에서 약품을 전달하는 ‘택배약’을 허용하는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의약품 택배배송은 오배송과 의약품 변질우려, 약물과다투약의 위험성으로 한국에서 도입할 수 없음이 확인된 바 있다. 부실한 임시허가는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를 국내 대형병원이 제공한다는 점도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번 규제 샌드박스에 참여해 재외국민에게 비대면 진료·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은 인하대병원을 비롯해 라이프시맨틱스 협력 의료기관인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이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산자부가 허용한 온라인 플랫폼은 사실상 '의료중개업'으로, 미국에서나 가능할 의료중개업을 원격의료에 끼워 허용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법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특히 이번 의료중개업 중개대상은 빅5 대형병원으로, 이는 의료전달체계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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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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