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 출현 때마다 논란 되는 공기감염 가능성...코로나19는?

[라포르시안] 앞서 전세계 32개국 출신 과학자 239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한 가운데 WHO도 공기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통제국장은 7일 저녁(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브리핑에서 "혼잡하고 폐쇄됐으며 환기가 잘 안 되는 환경에서는 공기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알레그란치 국장은 공기전파(airborne transmission) 가능성에 대한 증거가 확정적이기 않기 때문에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WHO가 조만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 방식에 대한 지금까지의 지식을 정리한 자료를 발표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멈추려면 종합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동안 WHO는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바이러스 주요 전파 경로가 감염환자의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방출되는 침방울 등을 통한 비말감염이라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다만 지름 1㎛(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ｍ) 크기의 에어로졸 등을 생성시키는 의료시술 후에 공기감염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부터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때마다 공기전파 가능성 여부는 학계에서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공기전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 감염병은 홍역, 결핵, 천연두(두창), 수두 등 4개 뿐이다.

지난 2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고 있던 크루즈선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선내 공기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32개국 출신 과학자 239명이 WHO에 코로나19의 공기전파 가능성을 제기하며 예방 수칙(권고사항) 개선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 과학자는 에어로졸이 장기간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으며, 사람들이 1.8m 간격으로 떨어져 있어도 감염될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의 안광석 바이러스 면역학 교수는 'IBS 코로나19 과학 리포트 13호'에서 "공기전파가 가능하려면 지름이 5㎛보다 작은 에어로졸 내에 병원체(바이러스)가 존재해야 한다"며 "에어로졸이 충분한 시간 동안 공기 중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또한 2m 이상 거리에 있는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이 글에서 "공기전파 여부를 규명하려면 우선 다양한 크기의 에어로졸에 포함돼 있는 바이러스가 감염성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밀폐된 공간에서는 바이러스 농도와 노출 시간이 감염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만 실제 환경처럼 열린 공간에서는 공기 흐름의 속도, 방향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까지 고려해 감염성을 판단해야 한다. 복합적 요인을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바이러스의 공기전파 가능성을 규명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린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