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다른 완치자 혈장 투여 사례도..."혈장치료 관련 검증되지 않은 오해 없어야"

[라포르시안] 코로나19에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언제 이뤄질지 예측하기 힘든 가운데 완치자 혈장을 이용한 '혈장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장치료란 코로나19 완치자로부터 채혈한 회복기 혈장을 주입해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갖게 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회복기 혈장 속에 있는 중화항체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완치자 혈장을 이용한 치료는 앞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에볼라 바이러스, 조류 독감 등 신종 바이러스 감염에 사용된 바 있다.

9일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감염내과 이진수 교수팀이 국제학술지인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혈장치료로 코로나19를 완치한 60대 남성 사례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혈장치료를 받은 60대 후반의 이 남성은 지난 3월 27일 코로나19 진단을 받고 인하대병원에 입원했다. 이 환자는 입원 첫날부터 폐렴 증상을 보였고, 호흡곤란으로 입원 5일째에는 산소치료를 시작할 정도로 중증 상태였다.

입원 9일째부터 혈장치료를 시작했다. 완치자 혈장 투여 후 3일간 호흡곤란 및 발열 증상이 뚜렷하게 개선됐지만 4일째부터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이후 12일 동안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를 치료를 받고 다른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특히 이 환자는 혈액형이 다른 완치자 혈장을 투여해 완치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인하대병원에서 회복기 혈장치료를 받은 환자 7명 중 5명이 완치판정을 받아 퇴원했고, 지금까지 사망환자는 없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5개 의료기관이 혈장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인천 지역에서는 인하대병원이 유일하다.

의료진은 “혈액형 불일치는 전혈(whole blood) 수혈에 중요한 문제일 수 있지만 회복기 혈장치료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치료법이 아직 명확하게 적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회복기 혈장치료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오해와 불필요한 장애 요소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한대병원에 혈장을 공여한 완치자들 사연도 눈길을 끈다.

최초 혈장 공여자는 ‘모범시민’이라고 불린 50대 남성 문화해설사 A씨로, 그는 코로나19 감염 의심증상이 나타나자 대중교통 대신 먼긴을 걸어 다녔고, 8대 노모의 건강을 염려해 집에서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채 생활한 사실이 알려졌다.

A씨는 “시민들의 응원과 인하대병원 의료진의 노력으로 건강하게 퇴원했으니,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픈 마음에 혈장 공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혈장 공여자인 20대 여성 B씨는 의료진으로부터 응급환자가 발생해 긴급히 회복기 혈장 기증을 부탁한다는 연락을 받고 곧바로 개인일정을 조정해 강원도 강릉에서 한달음에 인천까지 오는 열의를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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