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이송 하청 노동자들, 보건의료노조 새봄지부 설립..."간접고용 비정규직 조직화 추진"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0년 넘게 고수해온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한 지 3개월여 만에 삼성서울병원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6일 전국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이송을 담당하는 에스텍플러스 소속 직원들이 강남역 인근에서 보건의료노조 삼성서울병원새봄지부 설립총회를 열고 공식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설립총회에서 삼성서울병원새봄지부 변재원 초대 지부장이 선출됐다. 

그동안 삼성은 계열사는 물론 원하청을 막론하고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비리 혐의로 각계각층의 구속 촉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5월 이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철폐'를 선언하면서 노동조합 설립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보건의료노조는 삼성서울병원새봄지부 설립을 계기로 삼성병원 내 간접고용 비정규 조직화에 매진하는 가운데 정규직 조직화의 계기를 다양하게 확대할 계획이다.

변재원 삼성서울병원새봄지부 초대 지부장은 “삼성계열 병원에서 노동조합을 만든다는 것은 어느 정도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며 “그러나 노동조합만이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고 근로조건이 개선돼야 환자들에게 친절도를 높일 수 있고 그만큼 좋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지부장은 “앞으로 노동조합은 인력충원을 통해 업무에 대한 피로도를 낮추고 민주적 직장문화를 만들어 환자에게 친절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경규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무노조 경영으로 일관해 온 삼성병원에서 노동조합을 설립한 게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삼성병원내 전체 노동자와 소통을 강화해 조직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노동조합 설립에 따라 향후 병원 측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미 노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회사 측에서는 노동조합을 만들지 않아도 근로시간면제 부여 등 노동조합에 상응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회유에 나섰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며 "선제적으로 관리자 중심으로 어용노조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한다.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분명한 것은 무노조 삼성은 이미 사라졌음을 삼성계열병원 원하청 사용자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삼성서울병원새봄지부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없다면 빠른 시일내 사용자와의 면담을 통해 노사 상생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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