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하락·경영난 폐업 등 우울한 전망...임현택 "소청과 90% 대출로 버티고 있어"

[라포르시안] "진심으로 조언 드린다. 내일 당장 병원에 사직서 내고 다른 일 하시라."

임현택(사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지난 1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후배 의사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에게 건넨 충고다. 

임 회장이 이런 충고를 건넨 배경은 2020년 하반기 소청과 전공의 모집 결과 때문이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도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총 53개 수련병원이 인턴 185명을, 107개 수련병원이 레지던트 565명을 각각 모집했다. 

그러나 성형외과 등 인기 과목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과목이 정원을 충족하지 못했다. 

가정의학과는 121명 모집에 14명, 외과는 55명 모집에 4명, 산부인과는 54명 모집에 3명을 각각 확보했을 뿐이다. 

소아청소년과도 예외는 아니었다. 70명을 모집했는데 고작 4명만 지원해 지원율 5.7%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임현택 회장은 "후반기 모집 인원이 70명이나 된다는 것은 소청과 전공의들이 정시모집에서 제대로 채워지지 않거나, 많은 수가 중도 사직하고 병원을 나갔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황에서)소청과 레지던트 모집에 원서를 낸 4명이 어떤 분들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했다. 

임 회장은 "자유낙하 수준의 출산율에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올 상반기에 소청과 98개가 문을 닫았다"며 "또 90%의 소청과가 대출로 버티고 있다. 봉직의들이 갈 데가 없고 월급이 깎였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임 회장은 "자신 있게 말씀드리는데 앞으로 나아질 가능성도 전혀 없다. 의협을 통해 어려움을 얘기했고, 보건복지부에도 직접 대책을 요구했지만 지금까지 일언반구가 없다"고 토로했다.

빈번한 의료분쟁도 소청과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수도 없이 소청과 전공의, 전문의, 교수가 감옥에 가고,  민·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내가 나서서 처리한 건 만도 부지기수"라며 "소송을 겪은 뒤 아이들 보는 게 너무 무서워서 피부과 페이 일만 하고 있다는 착하디착한 선생님도 있다"라고 전했다. 

임 회장은 "소청과 전공의 1, 2년차 선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해서 조언 드린다. 내일 당장 병원에 사직서 내시고 다른 일 하시라"며 "그 일이 무엇이든 이 나라에서 소청과 전문의 따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회장은 지난해에는 소아청소년과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면서 올해 말까지 소아청소년과를 폐과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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