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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10명 중 6명 "최저임금 이하로 받아…노조 필요해"

기사승인 2020.09.24  18: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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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

간호조무사들이 지난해 여의도에서 촛불집회를 하는 모습.

[라포르시안] 간호조무사 10명 중 6명은 최저임금 수준이거나 그 미만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간호조무사 10명 중 3명은 주당 6일 이상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병원 의원실, 환경노동위원회 이수진 의원실, 정무위원회 배진교 의원실과 함께한 '2020년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가운데 최저임금을 받거나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비율은 61.9%로 집계됐다.  

경력이나 장기근속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도 여전했다. 10년 이상 경력자 48.5%는 여전히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43.3%는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실질 임금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경험했다. 상여금, 복리후생비 등 직접적인 임금삭감이 27.6%, 휴게시간 증가나 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한 간접 임금 하락을 경험한 비율이 15.7%였다.

근무여건도 열악했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조사됐고, 10명 중 3명(29.9%)은 주6일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의원(63.1%), 4인이하(64.8%) 의료기관은 6일이상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간 휴가 사용일수는 평균 8.0일로 최소 연차휴가 15일에 훨씬 못미쳤고, 연차휴가가 법으로 보장되지 못하는 4인이하 의료기관은 5.9일에 그쳤다. 미사용 휴가도 2명 중 1명(50.2%)은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일 근무에 따른 수당 역시 49.2%가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간호조무사의 인권침해와 모성보호 문제도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가 19.6%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2019년 실시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서 성추행 및 성폭력(성희롱 포함) 피해 경험이 12.7%였던 것과 비교하면 간호조무사의 성희롱 피해율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성희롱 가해자 유형을 보면 환자나 보호자 65.1%, 의사 16.4%, 동료 11.3% 순으로 나타났다. 

성희롱 피해 후 대처 방식 역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투' 확산으로 인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냥 참고 넘긴다'는 응답이 59.5%나 됐다. 항의를 했음에도 사과를 받은 경우는 13.9%에 불과했다. 

법과 제도를 이용해 해결한다는 응답자도 1.9%에 그쳤다. 성희롱 피해를 당한 간호조무사 대부분이 적절한 구제와 보상,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처음으로 조사한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에 대해서는 응답자 42.3%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피해 경험은 인격무시(34.0%)를 가장 많이 받았고, 격무 및 허드렛일 지시(17.7%), 폭언(16.6%), 따돌림(12.5%), 사적 심부름 지시(10.7%)순으로 나타났다.

법이 보장한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도 자유로운 사용 비율은 각각 27.0%, 24.2%에 불과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은 간호조무사의 직장 선택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35.4%의 간호조무사가 '임금을 직장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어 '근로시간(24.0%)', '인간적 대우(19.0%)', '승진 및 경력 인정(10.2%)', '휴가(5.5%)'순으로 응답했다. 

간호조무사들이 바라는 희망 월임금은 현재 받는 평균(207만 1,879원)보다 13.3% 높은 234만 7,745원으로 조사됐다. 

간호조무사 근로환경이 열악하고 노동인권 보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간호조무사노동조합 설립에 대한 목소리도 매우 높았다.

응답자의 77.7%가 '간호조무사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62.4%는 '노조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노조가 있는 직장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가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임금 및 근로조건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 휴가 사용 일수는 4.0일 더 많은 11.5일이고, 연봉 총액은 865만원(36.4%) 더 많은 3,244만원이다.

간무협과 함께 이번 설문조사를 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간호조무사는 필수 보건의료 인력이다. 그러나 그들의 근로환경과 노동인권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간호조무사 처우개선을 위해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고, 법 제도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옥녀 간무협 회장은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간호조무사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호조무사협회는 강병원 의원실 등과 함께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11월 '간호조무사 근로조건과 노동환경,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4월 11일부터 4월 19일까지 모바일을 통해 실시했으며, 전국 17개 시도의 보건의료기관, 장기요양기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4,252명이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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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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