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박종훈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20일 "과잉 수혈 문제를 위기상황으로 여기고 수혈적정성평가 시행에 속도를 내줄 것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수혈적정성평가의 빠른 시행을 주문했다. 

박 원장은 "오늘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보면 과잉의료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현대의학에서 과잉진료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수혈"이라며 "'네이처'에 과잉수혈 문제를 지적한 논문이 실렸고, 세계보건기구(WHO)도 과잉수혈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수혈 받은 환자가 수혈 받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감염 등 부작용 훨씬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지난 30년간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적정수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헌혈 증강정책을 펴오다 3년 전에야 적정수혈을 권장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심평원에서도 2년 전부터 수혈적정평가를 준비해 시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박 원장은 이런 정부와 심평원의 움직임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수혈적정성평가 예비평가 결과를 보면 놀랄 것이다.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병원 중 수혈을 하는 병원과 수혈하지 않은 병원의 혈액사용량이 20배나 차이가 났다"며 "다른 정책처럼 평상시 스텝으로 갈 것이 아니라 위기상황으로 여기고 수혈적정성평가 시행에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심평원의 현재 계획이라면 2년 후에나 시행이 가능한데, 너무 늦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헌혈 감소로 피가 모자라 수술을 못 한다는 병원들이 있다고 한다"며 "그러나 우리 병원은 2년 전부터 적정수혈을 준비해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종훈 원장을 참고인으로 신청한 국민의힘 전봉민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잘 협의해서 최대한 빨리 수혈적정성평가가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그게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길"이라고 김선민 심평원장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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