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저항성 우울증 최초 치료제...투여 후 24시간 내 빠른 효과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이사장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이사장

[라포르시안] “지난 30년간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기존의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새로운 옵션의 항우울제, 수시간 혹은 수일내에 치료 반응과 관해를 보이는 빠른 작용 기전의 항우울제가 절실했다.”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상열 이사장(원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17일 열린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제약부문 법인 얀센은 성인의 치료 저항성 우울증 치료제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성분명 에스케타민 하이드로클로라이드)'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스프라바토 나잘스프레이는 최소 2개 이상 다른 경구용 항우울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성인의 중등도에서 중증 주요 우울장애(치료 저항성 우울증) 치료제로, 경구용 항우울제와 병용해 사용하는 용법으로 지난 6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치료 저항성 우울증이란 현재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를 겪고 있는 환자 중에서도 충분한 기간 동안 적절한 용량의 다른 항우울제를 두 가지 이상 복용했으나 적절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증세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우울장애 환자 중 약 3분의 1 정도가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프라바토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분야에서 최초, 주요 우울장애 분야에서는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기전의 비강 분무용 치료제이다.

실제로 지난 30년간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치료와 신속한 효과의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해왔다.

이상열 이사장은 “우을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빠른 치료다. 빨리 치료하면 치료반응율과 관해율이 높지만 치료받지 않은 기간이 길어질수록 뇌의 변화가 오면서 해마 용적이 감소한다”며 “따라서 초기 호전이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모든 항우울제는 환자의 반응을 보기 위해 2~4주, 많게는 6~8주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의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옵션의 치료가 필요했다”라며 “수시간 혹은 수일내에 빠른 효과를 비롯해 다양한 우울증상에 효과적이고, 잔류 증상이 적으며 자살사고에도 효과적인 새로운 항우울제야말로 지난 30년간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의 바람이었다”라고 말했다.

우울증의 효율적 치료를 위해 항우울제와 정신치료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열 이사장은 “우울증 치료는 부분적 반응보다는 빠른 관해 도달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 나은 치료를 위해 항우울제와 정신치료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라며 “미국과 영국, 캐나다의 우울증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중등도와 고도의 우울증에는 반드시 항우울제와 정신치료를 병행하라고 돼 있다”고 밝혔다.

국내 보건의료정책에서 우울증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전세계에서 단연 상위권이지만 국가 보건의료정책 우선순위에서 우울증은 밀려나 있어 안타깝다”라며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은 암과 뇌혈관질환 등 신체기능 중심에만 극단적으로 치우져쳐 있다. 균형을 맞추는 보건의료정책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이상열 이사장에 이어 얀센 의학부 고민정 상무는 스프라바토의 임상연구를 소개했다.

고민정 상무는 “단기 임상 시험인 TRD3002에서는 스프라바토와 경구용 항우울제를 병용 투여한 환자군에서 투여 후 24시간 이내에 빠른 치료 반응을 보이기 시작해 28일째 몽고메리-아스버그 우울증 평가척도(MADRS) 총점이 대조군에 비해 4점 더 유의하게 감소했고 52.5%의 관해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기 재발예방 임상 시험인 TRD3003에서는 스프라바토와 경구 항우울제를 병용 투여해 안정적인 관해에 도달한 환자군에서, 지속적으로 스프라바토를 병용 투여한 군은 스프라바토를 중단하고 경구 항우울제만 투여한 군 대비 우울증상의 재발 가능성이 약 5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스프라바토가 가진 나잘스프레이 형식의 장점을 강조했다.

고 상무는 “복용할 경우 약물이 전신순환을 거치기 전에 간 등에서 대사되면 생체 이용율이 떨어지게 된다”며 “따라서 나잘 스프레이로 만들면 간 대사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생체 이용이 감소하는 리스크를 방지할 수 있어 빠른 전신순환에 따른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스프라바토는 임상을 통해 투여 후 24시간 내 빠른 증상의 감소와 4주 치료 후 높은 반응율 및 관해율을 보였으며, 감소된 투여 횟수에도 효과의 지속을 입증했다.

한국얀센 제니 정 대표는 “스프라바토는 지난 60여년간 정신건강 분야의 발전에 집중해 온 얀센의 노력과 역사를 증명하는 가장 최신의 사례”라며 “앞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기존 치료법으로 호전되지 않는 난치성 우울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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