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소방공무원 절반 이상이 앓고 있는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정신건강을 향상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팀은 원주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교실 안연순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수면심리치료를 시행한 결과, 불면증과 우울증이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방공무원의 85.6%가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며, 57.3%가 불면증을, 69.2%는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유병률도 최대 37%로 알려져 있다.

정석훈·서수연 교수팀은 2019년 4월부터 12월까지 수면장애와 우울증 등을 경험하고 있는 39명의 경기·대전지역 소방관을 대상으로 소방공무원 맞춤형 수면심리치료 프로그램(FIT-IN)을 개발해 적용한 결과, 치료 전 불면증이 있던 소방관 수가 53.7%에서 치료 후 15.4%로 감소했다.  

수면 및 우울증 관련 개별검사 수치 역시 수면심리치료 전후 대비 불면증 28.8%p, 우울증 30.9%p,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특징인 악몽을 꾸는 경우도 37.4%p 경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면증 등 수면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소방공무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다른 정신적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프로그램은 불면증을 위한 인지행동치료(CBTI) 기반으로 개발된 것이다. CBTI는 수면제 없이 수면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1972년 개발한 심리치료 방법이다. 현재 미국수면학회에서 수면제 사용 전 불면증 치료를 위한 1차 치료 방안으로 권장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CBTI를 활용해 집단상담 2회, 일대일 전화상담 1회 등 총 3회기로 구성된 소방공무원 맞춤형 프로그램 FIT-IN을 개발했다. 이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최초의 수면심리치료 프로그램으로, 불면증 및 악몽 개선을 통해 소방공무원들의 업무능률 향상과 삶의 질 증진을 목표로 한다.

정석훈 교수는 "잦은 외상사건 노출과 교대근무로 고강도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소방공무원들의 수면을 개선하는 것이 정신건강 증진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해외학술지 ‘국제 환경연구 및 공공건강' 최신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