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병원 코로나19 병동 인력기준 부재한 상태서 노동력 갈아넣기

사진 제공: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사진 제공: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라포르시안]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지난 21일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병동 간호인력 확충을 요구하는 침묵 피켓시위를 열었다.

이날 진행한 침묵 시위에서 간호사들은 ▲K방역의 영웅이라는 명예 대신,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인력을 원한다 ▲보라매병원 임용 대기 간호사 270명, 이제는 제발 발령을 내 주십시오 ▲간호사 1명이 최대 몇 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봐야하는지 인력기준을 마련해 주십시오 ▲최소 필요 인력의 절반도 안되는 간호사가 160 병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인력부족때문에 할 수 있는 치료를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시립 보라매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최소 필요 인력의 절반도 안 되는 간호사가 160병상을 책임지고 있는 현 상황을 폭로했다.

극심한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라매병원 임용 대기 간호사 270명에 대한 발령 실시와 현장 의견을 수렴해 대구시와 동일한 코로나 간호인력기준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달에도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코로나19 병동 인력기준 마련과 간호 인력충원, 기획재정부의 국립대병원 인력충원 통제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장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인력 확충을 요구했지만 서울시 시민건강국에서는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노동조합 소속) 면담 요구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다만 서울시는 지난 21일 코로나 19 온라인 브리핑에서 박유미 시민건강국장이 "현재 시에 있는 공공보건의료재단을 통해 코로나19 병상에 맞는 적정 간호인력 연구를 의뢰했다"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면담 등 소통채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연대본부에서 확인한 결과 코로나19 병상에 대한 적정 간호인력 연구는 지난 20일자로 시작됐다.

사진 제공: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사진 제공: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정상적인 지자체라면 코로나 첫 환자가 발생했을 때, 또는 아무리 늦어도 8월 수도권 대유행이 잦아들었을 때 시작했어야 할 연구용역"이라며 "무책임과 무능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거세니 지금을 모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 대구시에서는 대부분 병원에서 2시간 근무, 2시간 휴게를 기준으로 인력을 산출했다. 

하지만 서울시 내 코로나 전담 및 지정병원에는 이런 가이드라인이 없어 간호인력 등의 소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서울의료원 노동조합은 정부와 지자체가 하루 빨리 현장 간호사들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논의할 수 있도록 면담부터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수 기준을 만들자는 요구는 노동강도를 객관적으로 수치화 하고 그에 맞는 인력을 배정하자는 요구"라며 "중증도별 필요 인력기준을 만들자는 노동조합 요구를 무시하고 아무런 기준 없이 상황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서울시야 말로 대책이 없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이 계속해서 면담 요구를 외면할 경우, 문제해결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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