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과 영업망 잘 알기 때문에 충성도 기대"...신규 거래처 확대에는 불리

[라포르시안] 국내 A중소제약사는 최근 영업방식을 직접판매에서 판매대행업체(Contarcts sales oranization, 이하 CSO)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A사는 여러 CSO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자사 출신 영업사원들로 구성된 CSO 업체에 주력 제품 판매를 대행키로 했다.

이처럼 국내 제약업계의 일반적인 CSO 형태 중 하나는 퇴직 영업사원이 업체를 설립하고 출신 제약사와 거래를 하는 방식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제약사들은 ‘자사 영업사원 출신’이 많은 CSO 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제약사 입장에서 자사 출신이 운영하는 CSO업체에 거는 기대감 중 하나는 충성도다.

실제로 국내 M 제약사는 종합병원 영업사원을 제외한 의원 및 준종합병원 영업사원들이 퇴사 후 CSO 형태로 회사 측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M 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연결된 CSO 담당자 중 대부분은 회사를 다니다가 나간 영업사원들이기 때문에 해당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퇴직 전)담당하던 약을 (퇴직 후)그대로 팔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CSO 업체는 수수료가 높거나 팔기 쉬운 의약품 등 입맛에 맞는 제품을 모아서 판매대행을 하면서 한 제약사로부터 약을 받아와서 다른 CSO한테 뿌리는 경우도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B제약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도 자사 출신 영업사원으로 구성된 CSO와 거래하고 있다”며 “자사 출신 영업사원이라면 충성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CSO가 자사 출신이면 아무래도 제품과 영업상황에 대해 다른 CSO 업체보다 잘 알 것이고, ‘출신’이 주는 나름의 책임과 충성도가 높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며 “이런 이유로 제약사가 CSO 업체를 선정할 때 우리 회사 출신이 있으면 당연시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신규 거래처를 발굴해야 하는데, 해당 제약사 출신 영업사원이 운영하는 CSO 업체일 경우 회사 영업망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신규 거래처 확대에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C제약사 관계자는 “영업 네트워크가 잘 돼 있는 큰 CSO 업체에 비교하면 당연히 자사 출신 영업사원들로만 구성 CSO 업체는 신규 확대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신규 확대는 안 되도 CSO를 함으로써 기존 마케팅 예산 절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수익적으로 낫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에서 영업사원의 인건비나 판촉물 등 마케팅 정책과 관련한 예산을 일반관리비로 책정하는데 우리 회사는 해당 품목 매출의 25% 정도를 일반관리비로 잡는다”며 “그러나 CSO업체로 넘길 때는 일반관리비를 제외하고 수수료만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쉽게 이야기해서 우리가 제조해서 우리가 판매하면 100원인데, CSO 업체에 넘길 때는 수수료 포함해서 45~50원에 넘긴다”라며 “매출액만보면 직접 판매가 수익이 좋아보이지만 마진을 따지면 일반관리비 대신 판매수수료를 주는 게 나은 셈”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자사 영업사원 출신 CSO 업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고객 관리에 있다는 것.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CSO 업체가 활용하는 영업망이 제약사가 원래 가지고 있던 거래처라 하더라도 회사 입장에서는 CP(compliance)나 규정 등을 일일이 까다롭게 따지는 것보다 수수료만 떼고 통채로 CSO 업체에 넘기는 것이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사 영업사원 출신 CSO 업체라면 당연히 해당 제품의 주요 고객과도 잘 알테고 스킨십도 좋기 때문에 유리하다”며 “특히 제약사 입장에서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자사의 위험 부담없이 외부에서 관리하기 위한 의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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