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등 의약품 포장에 친환경 소재 적용 확대
포장 크기와 무게 축소 등 다양한 노력 기울여

[라포르시안] 제약업계에도 지속가능경영이 기업활동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ESG(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의약품 포장에 친환경 소재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의약품 포장에서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과 분리배출이 가능한 소재로 포장을 변경하는 제약사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동아제약이다. 

동아제약은 2018년 사내에 의사협의기구인 ‘사회적가치위원회’를 신설하고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으로 재활용 산업 보호와 육성, 자원순환사회 구축에 기여하기 위해 환경부,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등과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동아제약은 자사 제품 179개 중 160개 제품의 포장재·재질구조를 개선했다. 구강청결제 '가그린' 용기를 무색 페트병으로 바꾸고, 수분리성 점착식 라벨을 사용해 재활용이 용이하게 변경했다. 

사진 왼쪽부터 친환경이 적용된 가그린, 미니막스 정글, 박카스 봉투.
사진 왼쪽부터 친환경이 적용된 가그린, 미니막스 정글, 박카스 봉투.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미니막스 정글도 재활용된 펄프 용기로 분리배출이 용이하며, 용기를 둘러싼 띠지도 친환경 포장재로 주목받고 있는 얼스팩(Earth pack)을 적용했다. 

특히 1991년부터 2020년까지 박카스 홍보를 위해 약국에 공급하던 박카스 비닐봉투를 작년 해 7월부터 재생용지를 사용한 친환경적인 종이봉투로 전면 교체하면서 전국 약국에 한 달간 약 550만장씩 공급되던 박카스 비닐봉투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친환경 포장은 일반의약품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과 음료에도 도입되고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지난해부터 혈우병 치료제 '베네픽스'와 '진타'의 포장 박스 크기와 무게를 약 35% 가량 작고 가볍게 줄여 치료제 보관과 이동 편의성을 높였다. 

주사제 앰플과 시린지를 고정하는 기존 플라스틱 거치대를 종이로 변경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을 배제하고 친환경 패키지로 개선했다. 

사진 왼쪽부터 한국화이자제약의 베네픽스, 광동헛개차.
사진 왼쪽부터 한국화이자제약의 베네픽스, 광동헛개차.

반드시 필요한 플라스틱의 경우 중량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제약사도 있다.

광동제약은 주력제품인 광동 옥수수수염차 4종 및 광동 힘찬하루 헛개차 3종의 용기 무게를 20g으로 줄였으며, 플라스틱 뚜껑도 기존 3.2g에서 2.65g으로 줄였다.

포장재료 혁신은 제약업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과제이며,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친환경 포장 중요성을 인식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세계적인 국제특송기업 DHL이 발표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인 ‘포장재에 관한 재고(Rethinking Packaging)’에 따르면 포장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친환경 자재 활용을 촉진하는 등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보고서는 주요 기업들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번거롭지 않게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 자재를 사용하면서도 미적으로 만족스러운 포장 기능을 구현해, 이를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역시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포장에서 벗어나 제품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친환경적인 포장을 통해 고개개의 선택을 높이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기존 의약품 포장은 제품 외관상 특징이나 소비자 선택을 높이기 위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 대세였다”며 “지금은 제품 특징을 반영하면서도 무색, 재활용, 분리배출이 용이한 포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롭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에 따른 생산라인 변화로 제약사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ESG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며 “일반 공산품과 달리 의약품 특성상 모든 제품에 친환경 포장은 어렵겠지만 방향성은 재활용율을 높이고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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