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제약사 예년보다 적은 물량 공급으로 높은 가격 요구"

[라포르시안] 대한개원의협의회는 27일 개원가에서 2021년도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앞두고 백신을 제대로 구할 수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대개협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29일 올해 약 2,500만 명분으로 예상되는 독감 백신이 접종 권장 기간인 10∼11월에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료기관들이 백신 회사 담당자들에게 연락하면 백신이 부족하다면서 예년보다 적은 물량만 공급하고 있다. 

대개협은 "어쩔 수 없이 도매상 등을 통해 알아보면 백신 제조·유통사에 비해 높은 가격을 부르고, 그나마도 반품이 안 되는 조건을 내걸어 의료기관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다. 

대개협은 "최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결과 보고'에 따르면 해당 기간 노인과 어린이의 목표접종률이 예상보다 크게 낮았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일정 중복 등으로 목표 접종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백신 공급이 원활치 않다는 것은 국가예방접종사업과 국민건강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김동석 회장은 "독감백신 공급 부족 사태는 백신 출하량이 적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유통·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정부는 서둘러 독감을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했으나, 백신 운송 과정에서 500만 도즈가 상온에 노출되고, 일부 지자체가 입도선매로 확보했던 백신의 상당수가 미접종으로 폐기되는 등의 사건이 잇따르자 백신 제조·유통사들이 다수의 물량을 직거래가 아닌 도매상으로 넘긴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김 회장은 "만약 올해도 접종률이 떨어질 경우 반품을 받아야 하는 회사들이 직거래를 기피할 수 있으며, 도매상들도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반품 없는 조건으로 주문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회장은 "게다가 백신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독감백신 제조·유통사들이 가격을 담합하거나 심지어 일부 회사들은 자의 약을 처방하는 병·의원에 물량을 더 주는 식으로 갑질을 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의료법이나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대개협은 이에 따라 대한의사협회가 보건복지부와 식약처, 질병관리청 등에 이런 상황을 알리고, 부당한 유통 배분 행위들이 즉각 시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김동석 회장은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되면 치명률이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독감  예방접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 건강에 큰 위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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