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천 라이프시맨틱스 팀장 “비대면 진료 활용해 의료 접근성 제고”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대건설(주) 직원에게 원격 건강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대건설(주) 직원에게 원격 건강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라포르시안]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전화 상담·처방 진료 등 ‘비대면 진료’가 빠르게 확산된 반면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동천 라이프시맨틱스 팀장은 지난 10일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회 출범 세미나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콜’(Dr.Call) 사례발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국내 비대면 진료 현실을 분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점진적인 제도화와 서비스 활성화가 이뤄지던 비대면 진료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빠르게 확산돼 글로벌 비대면 의료시장이 대폭 성장했다”며 주요 국가들의 현황을 소개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2020년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발령되고, 24일 전화 상담·처방 진료의 한시적 허용 방안이 의결됐다.

이후 2020년 12월 15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과 시행이 이뤄져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관련 기사: '비대면 진료' 옷 갈아입은 원격의료, 피할 수 없는 대세?>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의료인은 감염병과 관련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심각 단계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때에는 환자, 의료인 및 의료기관 등을 감염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에서 유선·무선·화상통신·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의료기관 외부에 있는 환자에게 건강 또는 질병의 지속적 관찰, 진단, 상담 및 처방을 할 수 있다.

글로벌 비대면 의료시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폭 성장했다. 이미지 출처: 손동천 라이프시맨틱스 팀장 발표 내용 중에서.
글로벌 비대면 의료시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폭 성장했다. 이미지 출처: 손동천 라이프시맨틱스 팀장 발표 내용 중에서.

손동천 팀장에 따르면 미국은 코로나 이전 재진 중심으로 허가된 비대면 진료 범위가 확대되면서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11%에서 46%로 급증했다.

1997년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2018년 수가를 책정한 일본 역시 코로나 이후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15% 증가했다. 캐나다는 코로나 발생 이후 빠르게 비대면 진료를 개시했다. 이후 의료 지원 요청자의 70%가 비대면 진료를 받았으며, 이용 경험 만족도 역시 91%로 높게 조사됐다.

이밖에 프랑스는 코로나 이후 원격진료 등록의사가 8.5배 증가했고, 한 달 간 88만 건 이상 원격진료가 시행되는 등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11% 늘어났다.

반면 한국의 경우 코로나 기간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0.2%에 그쳐 해외의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동천 팀장은 우리나라의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외국과 비교해 저조한 이유로 ▲안전성·유효성 미검증 ▲대형병원 환자 쏠림 ▲과잉 진료 및 정보 유출 우려 등을 꼽았다. 

특히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전화 상담·처방 진료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환자 안전성 확보에 대한 의료적 판단이 어려워서’, ‘책임 소재 문제에 부담을 느껴서’라는 응답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때문에 ▲비대면 상황에서의 제한적인 소통 ▲적절한 문진 및 이학 검사 부족 ▲처방 후 증상 악화·합병증 관리 문제 ▲낮은 순응도 ▲적절한 검사 없이 이뤄지는 처방 오남용 ▲의료사고 시 책임소재 불분명 등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검증과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증 환자를 놓고 대형병원과 동네의원이 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과 함께 부족한 인력과 인프라 문제로 1차 의료기관에서의 비대면 진료 시행이 어려운 점도 이용률이 낮은 요인으로 꼽힌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과 산업계 간 경쟁을 촉발해 불필요한 의료 수요를 증가시키고, 극단적인 영리추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해소해야 한다. <관련 기사: 스마트진료, ICT 활용 의료, 비대면 의료...너 이름이 뭐니?>

이밖에 개인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보완책 마련과 비대면 진료 제공을 위해 원격 통신·데이터 장비 구매 및 관리 등 불필요한 비용 발생 문제도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목됐다.

손 팀장은 라이프시맨틱스가 제공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콜’의 다양한 이용자 사례를 통해 비대면 진료가 대면 치료와 병행해 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손 팀장은 “비대면 진료는 높은 유병률과 낮은 치료율·조절률을 보이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추적관리하고, 생체신호정보 모니터링을 통한 체계적인 경과 관찰이 가능해 환자의 ‘치료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 난치성 질환에 대해 다양한 솔루션을 보유한 특화 병원과의 원거리 진료, 감기와 같은 경증질환이나 소아과 및 응급 증상에 대한 문의, 소염 진통제 등 온디멘드(On-demand) 처방을 통해 환자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시간과 교통비 등 부대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대면 진료가 환자는 물론 의사와 정부에게도 효용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손동천 라이프시맨틱스 팀장은 “의사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대면 진료가 제한되는 시기에 비대면 진료를 통해 보다 짧은 시간 내 많은 환자에 대한 진료 빈도를 높여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며 “더불어 기존 정성적 문진에서 체계적인 데이터 및 생체신호 측정결과를 기반으로 한 진단이 가능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복약 순응도를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또한 비대면 진료를 활용해 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의 의료시스템 운영 정상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 및 건강검진 사후관리 강화를 통한 의료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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