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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수십 년 약국 하면서 감기약이 이렇게 귀한 적 없었다”

손의식 기자 pressmd@rapportian.com

기사승인 2022.08.03  07: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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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약국마다 감기약·해열제 공급난 심각
"수요 급증해 공장 풀가동해도 공급 못 따라가는 상황"

서울 K약국의 매대. 기존에는 감기약을 진열하는 매대로 쓰였지만 현재는 다른 의약품으로 채워져 있다.

[라포르시안]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재확산세로 돌아서면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해거담제, 종합감기약, 해열제, 소염진통제 등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일선 약국에서는 약을 구하기 힘든 것으로 확인됐다.

라포르시안은 지난 2일 서울과 수도권 일대 일부 약국을 방문해 진해거담제, 종합감기약, 소염진통제 등의 수급 상황을 직접 들어봤다.

확인 결과, 해당 품목의 품귀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서울 마포구 K약국 약사는 “50년 동안 약사를 했지만 감기약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운 적은 없었다.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해거담제, 종합감기약, 해열제 모두 거의 없다. 화이투벤은 본 지 오래됐고 판피린도 가끔 들어온다”며 “그 중에서도 콜대원에스, 코푸시럽, 부루펜 등 매스컴에서 광고하는 약은 몇 달 정도 못본 것 같고, 특히 기침약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예전에 종합감기약으로 가득 찼든 매대는 다른 약들로 채워지고 있는 상황. 약국을 방문해도 자신이 찾는 약이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다고 했다.

K약국 약사는 “환자 중에는 특정 브랜드의 약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 약이 없다고 하면 불만을 제기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그나마 같은 성분의 약이 남아 있으면 찾아서 준다”고 설명했다.

감기약 품귀 현상이 제약사의 원료 수급 문제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근본적으로 제약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위 약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료 수급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며 “언제가는 약이 풀리겠지 기대하면서 여기저기 연락해서 조금씩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I약국도 상황은 비슷했다.

I약국 약사는 “아이들 해열제는 그나마 들어오는 편이지만 감기약은 구하기 어렵다”라며 “콜대원과 스트랩실, 베타딘 인후스프레이의 품귀가 특히 심하다”고 밝혔다.

그는 “하도 약이 없다보니 이제는 손님들도 대부분 이해한다”라며 “열명 중 여덟명은 자신이 찾는 약 외에 약사가 권하는 다른 약을 가져가지만 나머지는 사지 않고 다른 약국을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인천 G약국의 감기약 매대. 주요 광고품목들은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의 G약국 약사도 기자에게 재고가 있다고 했지만, 광고를 하는 품목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감기약은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G약국 약사는 “광고를 많이 하는 품목의 수급이 어렵다. 콜대원에스, 부루펜시럽, 코푸시럽 등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고 있고, 스트랩실과 베타딘 인후스프레이도 구하기 어렵다”며 “그 중에서도 아이들 시럽류가 많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다른 약국 상황을 들어보면 그나마 우리 약국은 광고 품목을 제외하곤 재고에 여유가 있는 편이라 그걸로 위안을 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감기약 품귀 현상 원인으로는 서울 K약국과 마찬가지로 제약사의 원자재 수급문제를 꼽았다. 알루미늄은 의약품의 PTP포장에 주로 쓰이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수입가격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G약국 약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제조에 필요한 알루미늄 포일이 없어서 제약사가 약을 제대로 생산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또다른 H약국은 G약국보다 수급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H약국 약사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한 번도 수급이 편한 적은 없었다. 아예 수급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약국에서 원하는 만큼 주문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광고에서 나오는 감기약을 찾는 분들이 많지만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약사가 골라주는 범위 안에서 선택하는 편”이라며 “종합감기약은 복합성분이다보니 완전히 똑같은 성분의 약을 줄 수 없지만 그래도 같은 분류 안에서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약사 역시 제약사의 알루미늄 원자재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기약이 제대로 공급이 안 되는 이유는 제약사의 원료 수급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주위 약사들에 따르면 알루미늄이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생산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코로나19 때문에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도 원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제약업계는 감기약 공급난 원인으로 원자재보다는 수요 급증을 꼽았다.

감기약을 생산하는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수요가 워낙 급증하다보니 제약사에서 풀가동으로 생산해도 약국에 따라 공급이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생산 문제가 아닌 케파(capacity)의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B제약사 관계자도 “지난 봄 감기약 대란 이후 감기약 생산량을 대폭 늘렸고, 현재도 전년 동기보다 많은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수요가 많아서 품귀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알루미늄 수급 이슈는 있지만 현재 생산에 큰 차질은 없다. 오히려 이번 주부터 대규모 휴가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공장은 가동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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