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욱 교수
신종욱 교수

[라포르시안] 객혈과 기침, 흉통, 호흡곤란 같은 증상으로 인해 결핵으로 오인되기 쉬운 ‘폐흡충증(Paragonimiasis, 폐디스토마)’이라는 기생충질환한 대규모 진단 사례를 분석한 연구논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보고됐다. 

중앙대병원(병원장 이한준)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와 성균관대 의대 공윤 교수 연구팀이 22년 동안 685건의 폐흡충증 진단 사례를 분석한 연구 논문(Spectrum of pleuropulmonary paragonimiasis: An analysis of 685cases diagnosed over 22years)을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폐흡충증은 폐흡충이라는 기생충이 폐에 기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민물 참게 등 갑각류를 먹고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결핵이나 다른 폐질환과 비슷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신종욱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982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국내 병원에서 폐흡충증으로 진단된 685명의 사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폐흡충증을 진단하는 효소결합항원항체반응검사(ELISA)에서 97.1%(665명)가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44.4%(304명)가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세포 중 하나인 호산구 수치가 중가하는 호산구증가증(Eosinophilia)을 보였다.

폐흡충증 환자 일부에서 가래(55.5%), 객혈(40.9%), 기침(39.6%), 흉통(34.3%), 피로감(11.4%), 악취(8.0%), 발열(5.5%)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이들 환자 중 55.2%는 민물 게장을 먹었다고 답변했다.

25주 이상 폐흡충증 진단이 지연된 경우 결핵, 폐암 또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오진한 이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욱 교수는 “폐흡충증은 기침, 객혈,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결핵 또는 다른 폐질환과 유사해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단이 늦어져 제대로 치료가 시행되지 않으면 폐렴, 폐농양, 기흉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유사 증상이 있고 민물 게 등 갑각류 등의 음식을 먹었는지 확인하고 항체반응검사(ELISA)와 같은 면역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폐흡충증(폐디스토마)이 잊혀져가는 질환으로 인식돼 가지만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는 흔한 감염병”이라며 “폐암, 폐결핵 등은 더 흔한 질환이지만 질환 간 유사한 임상 상태를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감별진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질병을 처음 진단하는 시기에 폐흡충증을 감별진단에 포함해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장기간 대규모 진단 사례를 분석한 폐흡충증 임상 연구 완결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면역학 분야 상위 최상위 SCI급 저널인 국제감염학저널(Journal of Infec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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