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딜로이트 그룹, ‘가상의료의 잠재력과 현주소’보고서 발표

[라포르시안] 한국 딜로이트 그룹(총괄대표 홍종성)은 딜로이트 헬스 솔루션센터(Deloitte Center for Health Solutions)가 미국에서 의사 660명과 의료서비스 이용자 4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가지 서베이를 분석·발표한 ‘의료와 디지털 기술의 융합, 가상 의료(Virtual Health)의 잠재력과 현주소’ 보고서 국문본을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의료는 의료서비스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환자들에게 개선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며 가상의료 서비스와 이와 관련된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딜로이트 조사 결과를 보면 가상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의 97%가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경험에 만족한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 73%는 서비스 접근성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상의료를 도입하는 의료진은 개인마다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일부 의사들은 임상 환경에서 가상의료 솔루션 활용에 따른 진료효과에 대해 확신을 갖지 않으며, 진료에 있어 환자와의 정서적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딜로이트 헬스솔루션센터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가상의료에 대한 소비자 요구와 의사들의 가상의료 도입 수준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의료기관이 개선해야할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가상진료 이용자 27% “의료진과 소통 적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진료 경험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다시 가상진료를 받을 가능성도 낮았다. 가상진료 경험자 중 30%가 “대면으로 만나는 주치의만큼 진료의 질이 좋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응답했고, 27%는 가상진료를 다시는 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의료진과의 소통이 적었다”는 점을 들었다.

조사에 참여한 의료진 또한 가상진료가 대면진료에 비해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하다는 것에 동의하며 37%가 대면진료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의사소통의 용이성을 선택했다. 

의사들은 대면으로 진료할 때 진료 동선과 운영(26%), 임상진단(26%) 측면에서도 가상진료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비임상적인 부분에서는 가상진료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반응이 더 많았다. 의사 22%가 가상진료에서 비임상적 혜택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임상 부문에서 대면 방식을 선호한 의사는 1% 미만에 머물렀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가상진료 정착을 위해 더 많은 인간적인 요소가 포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기관이 의사가 가상진료 시 필요한 기술적 임상적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습득할 수 있도록 폭넓은 교육과 훈련을 제공해야하고, 워크플로우 설계 시 의료진과 환자를 비롯한 모든 원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가상진료 편의성과 활용성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기간 원격 영상진료 비율 68% 증가

의사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헤드셋, 화상 캠, 화상 커뮤니케이션 툴 등을 사용한 원격 영상진료 사례는 급증했으나 그 외 앱을 통한 환자 상태 보고, 환자 원격 모니터링 등 다른 유형의 가상진료 방식 도입 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 영상진료를 활용하는 의사 비율은 2018년 14%에서 2020년에는 19%로 소폭 늘었으나 2022년에는 무려 68%까지 증가했다. 그 외 의사 간 비대면 협진 유형도 2020년 22%에서 23%로 소폭 증가했으나 이 두 가지 유형을 제외하면 2022년 의사들의 도입율이 증가한 가상진료 유형은 없었다.

딜로이트는 모든 종류의 가상의료 방식이 일관적으로 도입되기 위해 의료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과제로 단기적으로 투자수익(ROI)을 기대할 수 있는 진료 과와 사례를 파악하고, 가상의료 구축 시 진료관리 프로그램 설계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정적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 절반은 가상진료 경험

가상의료에서의 디지털 격차 해소도 당면 과제 중 하나로 등장했다.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 중에서는 약 절반에 달하는 46% 정도가 지난 12개월 동안 가상진료를 받은 반면 부실하고 불안정한 인터넷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 중에서는 31%가 가상진료를 받았다.

특히 디지털 격차는 소득과 연관성이 높았다. 미국에서 연간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인 가구 중 68%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5만 달러 미만 가구는 46%로 소득이 낮을수록 안정적인 인터넷에 접근하는 비율도 더 낮아졌다.

의료기관은 디지털 격차를 좁히기 위해 지역 정부, 공공 시설 제공업체, 쇼핑센터, 학교, 쉼터, 도서관, 약국 등 지역 사회 내 사업체와 협력해 무료 와이파이 및 디지털 기기를 제공함으로써 가상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상의료가 전통적인 의료 제공 방식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진료 방법을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다. 가상의료는 진료 품질과 연속성을 개선하고 불편함을 줄이며 건강 형평성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의사 대상 교육 및 지원 ▲기존 의료 모델 제고 ▲모든 환자들의 가상 의료 접근성 보장 ▲의사 및 환자에 대한 이해 및 신중한 접근 ▲가상 의료 프로세스 구현 시 의사 및 환자 의견 중시 ▲모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규제 및 정책 고려 등의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심현보 한국 딜로이트 그룹 헬스케어산업 리더는 “가상의료에 대한 소비자 니즈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에 따라 가상의료 서비스 도입에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가상의료 서비스 도입 전에 이에 대한 원인 파악과 해결책 마련이 더욱 우선시돼야하는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과 의료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가 의료기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전략과 방향성에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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