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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위중증·병상수 중심 방역 한계...사회경제적 지표 반영해야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기사승인 2022.11.29  08: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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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 3개 영역 사회·경제 지표 10개 선정
일자리, 소상공인, 위기가구, 사회고립 등 포함
"감염병 따른 사회적 위기지수 개발해 대응 전략 근거로 활용해야"

[라포르시안] 2020년 2월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1차 대유행을 기점으로 2년여에 걸쳐 유행이 확산했다가 수그러드는 상황이 반복했다. 이 기간 동안 사적모임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어졌다. 

모든 학교는 온라인 수업방식으로 전환하고, 복지시설, 의료기관 이용 등에 제한을 받는 상황이 장기간 이어졌다. 카페와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도 2년 여에 걸쳐 이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은 사회경제 모든 분야에서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수업방식 전환으로 소득수준에 따른 학력 격차가 커지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졌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야외활동 감소와 배달음식 이용 증가로 비만과 영양결핍이 동시에 증가했다.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손님이 줄면서 수많은 자영업자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복지시설 이용과 방문돌봄 서비스 제공이 거리두기 조치로 중단되면서 장애인 등 건강취약층이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삶의 질이 악화됐다. 

감염병 위기는 국민 삶의 질을 낮추고 사회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며,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는 등 건강 위기를 넘어 ‘사회경제적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목도했다.  <관련 기사: 감염병 재난시대, '보건안전' 방역조치의 기본권 제한은 정당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수, 위중증 환자, 사망자, 가용 병상 수 등 방역·의료 지표를 중심으로 한 방역 대책이 지속되면서 거리두기 기반의 비대면·비접촉 방식 일상 유지를 강요받았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앞으로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또다시 이런 상황을 반복해야 하는 걸까. 

그 고민에서 비롯돼 감염병과 방역 정책이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사회경제적 영향까지 심도 있게 고려해 효과적이고 균형잡힌 방역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향후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사회경제지표를 활용하기로 했다. 

29일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위원장 정기석)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한 사회경제 지표 구축 및 활용방안이 마련됐다. 

그동안 감염병 유행 시 확진자 수, 위중증 환자, 사망자, 가용 병상 수 등 방역·의료 지표를 중심으로 대책을 수립하고 대응해왔다. 하지만 감염병 위기 자체와 관련한 방역정책은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동반되므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관리지표와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았다. 

위기대응 자문위는 사회경제분과 내 별도의 작업반(반장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을 구성, 사회경제 지표 구축의 필요성과 타당성 검토를 위한 예비 연구를 추진했다. 

이번에 나온 예비 연구 결과는 ‘단기 핵심 사회경제지표(안)’의 후향적 분석으로 감염병 위기 및 방역정책에 따른 국민 삶의 변화를 분석하고, 사회·경제 지표체계 구축 방안을 담았다. 

국민 삶의 변화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사례, 정책 민감도가 높고 측정주기가 짧으며, 자료 접근성이 높은 3개 영역에서 사회·경제 지표 10개를 선정했다. 3개 영역·10개 지표는 ▲(경제)소비지출, 일자리, 소상공인 ▲(사회)위기가구, 사회고립, 의료접근성, 교육환경, 인구동향 ▲(수용성·위기인식)인구이동, 위험인식 등이다.

작업반은 주별 또는 월별 사회경제적 지표 변동 추이를 제시하고, 감염병 위험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정책과 연관성을 검토했다. 

단기 모니터링 사회경제지표 예비 연구결과. 표 춡처: 질병관리청

사회경제 지표 작업반에서 진행된 예비 연구결과를 보면 감염병 위기 확산과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의 지속은 사회·경제 다양한 측면에서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분야에서 일자리 지표는 실업급여 자료를 근거로 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8~2019년 대비, 2020~2022년에 실업급여 수급자 수가 증가했고, 특히 여성에서 실업급여 수급자수 증가가 큰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자녀 돌봄 필요와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 분야에서 위기가구 지표는 월별 긴급복지 지원건수 변동 추이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대응 초기에 긴급복지 지원기준을 완화하면서 ‘생계지원’ 지원건수가 증가했다. 2020년 여름 이후 감소하고 있으나 위기가구 발생과 정부 지원 추이를 검토할 수 있는 유의한 지표로 판단된다. 

사회고립 지표에서는 월별 우울증 환자 내원일수 추이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20‘20년에는 간헐적으로 우울증 환자 내원일수 증가가 관측되며, 유행이 장기화한 2021년 3월부터 우울증 환자 내원일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남성과 여성의 추이는 비슷하지만 내원일수 증가 폭은 여성에서 더 크게 관측됐다.

월별 긴급복지 지원건수 변동 추이

의료접근성 지표는 월별 외래 내원일수, 응급실 이용량 추이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20‘20년 3월 코로나9 위험이 확산되면서 의료 이용량이 급감했고, 특히 외래 내원일수와 응급실 이용 감소가 뚜렷이 관측됐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되고 거리두기가 도입된 ‘20년 3월 이후 혼인건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감소 경향은 ’21년까지 지속되다가 ‘22년에는 다소 회복되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

인구동향 지표에서는 월별 혼인건수 및 출생아수 추이를 근거로 살폈다. 출생아수는 저출산 추이를 따라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2022년에 출생아수가 더 감소한 것은 2020~2021년 혼인건수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작업반은 3개 영역에 걸쳐 사회·경제 지표 10개가 취약계층을 파악하고, 신속한 대응 등 방역 정책 주요 자료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각 지표 변화는 감염병 유행 특성, 방역정책, 지원정책의 변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며, 인과성과 기여도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위기대응 자문위는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한 사회경제지표 체계 고도화가 필요하며, 특히 공공과 민간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민 삶의 변화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혁신적인 지표 개발이 요구된다"며 "미시적인 지표뿐만 아니라 개별 지표들을 포괄할 수 있는 감염병에 따른 사회적 위기 지수를 개발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위기 대응 전략의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감염병 위기 취약계층 관련 지표 변화를 추적하고, 이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지표를 성별, 연령별, 사회경제적 수준별, 지역별, 직종별, 산업별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감염병 위기에 따른 다양한 영역별 중장기 영향과 이에 대한 평가 및 모니터링과 관련된 지표 개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아동 발달과 정서적 영향 ▲돌봄 단절과 거리두기 이후 노인 삶의 질 악화 ▲계층간 교육환경 차이에 따른 교육 성취 격차와 사회 이동성의 장기적 저하 등은 단기간내 그 영향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방역정책의 사회경제적 영향 예측 및 평가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자문위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국민 삶과 밀접한 정책 시행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균형있고 효율적인 방역정책 수립의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며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정보를 종합해 감염병 위기의 단기, 중장기적 영향 평가 체계 구축을 위해 보건복지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범정부 차원의 관심과 연구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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