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전문가 협의체, 합의문 발표...진단·치료 기이드라인, 미국·유럽 모델 기준으로 삼아

[라포르시안] ‘폐암 전문가 협의체’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폐암 진단 및 치료 적용을 요구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형태의 폐암 진단과 치료에 있어 유전적 다양성 등을 고려해 즉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번 합의문은 폐암 전문가 협의체의 지원을 받아 여러 아시아 국가 폐암 전문가들의 광범위한 논의 끝에 도출됐다. 폐암 전문가 협의체는 비영리 협력기구로,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폐암 연합 ▲가던트 헬스 및 국제 폐암 연구협회 등이 함께 설립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전세계의 폐암 진단 중 약 60%는 아시아에서 이뤄지며, 한국에서는 2019년 암등록통계 기준 2만 9,960명이 폐암으로 새로 진단됐다. 

그러나 현재 아시아의 폐암 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은 아시아 환자 질환 특징이 반영되지 않은 미국과 유럽 모델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협의체의 지적이다.

협의체는 그 근거 중 하나로, 상피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EGFR) 변이가 아시아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50% 이상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들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EGFR 변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아시아 의료진에게는 최적의 치료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아시아 지역 의료진의 3분의 2는 절반 미만의 폐암 환자들만 바이오마커 검사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서양에서 폐암으로 인한 사망은 꾸준히 유지되거나 감소하는 추세인 한편,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 20년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소득 혹은 중간 소득 아시아 국가에서 높은 암 사망률은 환자들이 항상 최적의 치료를 접할 수 없다는 것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테츠야 미츠도미 일본 킨다이 병원 글로벌 연구 제휴 센터 및 흉부외과 교수는 “이번 아시아 지역 전문가 합의문은 아시아 지역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적절한 바이오마커 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주요 사망 원인인 폐암을 정복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라며 “진단율을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다수의 과정을 줄여줄 것이며, 환자들에게 보다 이득이 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최적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문 과정에 참여한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환자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를 선택하는 것의 출발점”이라며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맞춤의료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모든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위해 한국 의료진들도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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