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식(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장, 부천세종병원 이사장)

박진식 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장·부천세종병원 이사장
박진식 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장·부천세종병원 이사장

[라포르시안] 병원 중심·의사 중심을 표방하며 2014년 제1회 행사가 열린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OSPITAL FAIR·KHF)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매회 개최 결과를 토대로 병원 종사자와 참가업체 요구를 반영해 약점을 개선해온 KHF는 한국을 대표하는 ‘병원 의료산업 B2B 마켓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병원에 특화된 의료기기·병원정보시스템(HIS)은 물론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이 접목된 ‘디지털 헬스케어 특별판’을 선보이며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견인해 온 KHF는 올해부터 박람회 명칭을 ‘국제 병원 및 헬스테크 박람회’(K-HOSPITAL+HEALTH TECH FAIR with HIMSS, 이하 'KHF 2023')로 변경해 새롭게 출발한다.

라포르시안은 오는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KHF 2023에 앞서 박진식 대한병원협회 사업위원장을 만나 박람회 명칭 변경 배경과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박람회로서의 차별화 전략을 들어봤다.

박진식 위원장은 “기존 의료기기전시회가 산업 육성에 목적이 있는 반면 KHF는 병원을 중심으로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의료기기·의료기술에 초점을 맞춘 박람회로 출범했다”며 “병원장 입장에서는 병원에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어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는 행사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부터 KHF 공식 명칭을 변경한 이유로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박 위원장은 “KHF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대유행 당시 감염관리에 초점을 맞춘 병원 건축·설비를 주제로 다뤄 병원의 감염병 대응에 일조하면서 의료 전문 박람회로서의 차별화된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의사와 환자, 병원과 환자 간 대면 방식을 비대면으로 변화시킨 것은 물론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촉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10년 간 병원과 의료계의 가장 큰 이슈는 디지털 전환이 될 것이다. 박람회 명칭에 ‘헬스테크’를 포함한 것은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전문 솔루션뿐만 아니라 웰니스·재활·홈케어 영역까지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시 품목을 확대해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박람회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KHF 2023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박람회 부제로 ‘with HIMSS’가 붙은 점이다. HIMSS(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는 의료정보·데이터·IT 기술을 활용해 의료 질과 환자 안전성 향상 등을 목표로 의료기관 정보화 수준을 평가·검증하고 표준을 제시하는 비영리단체로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앞서 병협 참관단은 지난 4월 18일 ‘2023 HIMSS USA’가 열리고 있는 미국 시카고 맥코믹 플레이스 HIMSS 국제 운영사무실에서 양 기관 주요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구체적인 실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참관단은 HIMSS 측에 KHF 2022에서 처음 열린 ‘K-디지털 헬스케어 서밋’을 공동 학술행사로 정례화하고, KHF 내 ‘HIMSS 특별관’을 구성해 외국 기업의 부스 참가 및 해외 바이어 초청과 함께 HIMSS Asiapac 한국 유치를 제안했다.

박진식 위원장은 “KHF 2023 명칭에 ‘with HIMSS’가 부제로 붙은 것은 ‘K-디지털 헬스케어 서밋’을 기반으로 HIMSS와의 협력을 구체화한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HIMSS가 추구하는 ‘환자 중심의 의료 혁신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가치는 KHF가 표방하는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의 당위성과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30일 열린 KHF 2022 '제1회 K-디지털 헬스케어 서밋'은 약 500명이 참가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해 9월 30일 열린 KHF 2022 '제1회 K-디지털 헬스케어 서밋'은 약 500명이 참가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는 “병협은 HIMSS와의 협력을 통해 HIMSS 전시회의 ‘상호운용성 쇼케이스’(Interoperability Showcase)와 같은 세션을 벤치마킹해 KHF에 접목해 나가는 한편 헬스케어 제공자로 하여금 의료서비스 제공 효율성과 질 향상을 위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HIMSS 평가도구 ‘디지털 건강 지표’(Digital Health Indicator·DHI)를 한국에 소개해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진식 위원장은 KHF 2023에서 열리는 전문 세미나·콘퍼런스 가운데 ‘병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포럼’에 주목해 줄 것을 주문했다. 해당 포럼에서는 ‘의료기관 ESG 경영 확립을 위한 지속 가능한 확장’을 주제로 병원의 ESG 경영 사례 및 환자 중심 병원 구축을 위한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RE100(알이백) 이행과 탄소중립 노력 등 환경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헬스케어 분야는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의료폐기물 역시 많은 양을 배출하고 있다”고 환기했다.

이어 “과거에는 환자 치료와 안전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의료폐기물을 배출하는 것이 용인됐지만 한 명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용된 에너지와 일회용품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100명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번 포럼은 환자 안전을 담보하면서 에너지 사용과 의료폐기물 양을 줄일 수 있는 병원 ESG 경영 사례를 소개하고, 적용 가능한 솔루션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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