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남(대한의사협회 총선기획단장, 의협 대외협력부회장)

[라포르시안] 올 한 해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굵직한 정책적·제도적 현안과 끊임없이 부딪혀야 했다. 수술실 CCTV의무화법, 간호법, 의료인면허관리강화법,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의대정원 증원 방안 등이 대표적으로, 상당수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됐으며 일부는 아직 진행형이다. 이런 현안이 정부와의 논의 및 국회의 의결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의사집단의 정치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의협은 최근 총선기획단을 출범했다. 의협 총선기획단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선거 과정에서 의협이 선제적으로 제시한 보건의료 정책이 공약으로 이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계가 희망하는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의협출입기자단은 의협 총선기획단 김성남 단장을 만나 구체적 활동계획을 들어봤다.

- 대한의사협회 총선기획단 출범 취지와 활동계획은.

= 의협은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해 총선기획단을 주기적으로 운영해왔다.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됨에 따라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선거과정에서 의협의 정책 아젠다를 제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정책단체로서의 위상을 정립코자 한다. 총선기획단은 각 산하단체 추천 위원 등으로 구성됨에 따라 향후 각 지역 및 직역별 특성을 고려한 정책 아젠다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각 지역 등에서도 총선기획단이 구성됨에 따라 지역과의 연계 및 총선 후보자와의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 구축 등 올바른 정책 공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 14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난 5월 ‘22대 총선기획단’을 출범했고 여기엔 의협도 참여하고 있다. 직역별로 정책적 요구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의연 총선기획단과 의협 총선기획단 간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 선을 그어야 하나.

= 14보건복지의료연대 총선기획단은 각 단체별 정책 아젠다를 공유하고 공동의 아젠다 발굴 및 각 단체별 중점 아젠다를 상호 협의를 통해 대응해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에서는 회원들을 위한 아젠다를 발굴 중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총선기획단은 회원들의 권익 신장 등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아젠다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는 14보건복지의료연대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14보건복지의료연대 총선기획단에 의협 위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만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며, 필요시 협조 방안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 의협이 제안할 주요 정책과 각 당의 총선공약에 포함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 현재 의료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필수의료에 대한 정책지원과 법안 제개정에 대한 요구도가 높다. 의협은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당·정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 정책 과제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정책 과제들도 있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정책 아젠다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판결에서 고의가 아닌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의사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의협은 '(가칭)의료분쟁특례법안' 제정 필요성을 정부와 국회에 설명해왔으며, 총선과정에서도 해당 법안이 적극 추진될 수 있도록 정책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 각 지역 및 직역의 중점 과제가 검토될 예정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책 자료집을 마련하려고 한다.

- 의협은 총선이나 대선 때마다 보건의료정책을 제시해 왔지만 공약으로 반영되거나 선거 이후 정책으로 실행되는 사례는 드물다는 지적을 받았다.

= 보건의료정책 공약은 시스템적으로 국회와 정부와의 협의가 중요하고 이를 위한 예산반영 등 다양한 프로세스가 함께 논의되고 추진돼야 할 안건들이 많다. 의협은 정부‧국회와의 논의를 이끌어오며 다양한 방식으로 정책공약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총선과정에서도 단순한 공약 제시에 그치지 않고 여러 프로세스를 활용해 국회 입법과정이나 정부 정책수립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현재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총선기획단 위원들의 의견 수렴을 시작했으며 향후 회의 등 논의과정을 통해 실질적인 활동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지역 후보자와 토론회 등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 정당 정책위 초청 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을 계획 중이다.

- 의사 유권자의 지지 성향은 지역별, 직역별, 연령별, 전문과별로 차이가 있다. 회원들의 다양한 정치적 요구를 정책 공약집에 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 현재 의협 총선기획단은 지역별·직역별 위원을 추천받아 구성 및 운영 중이다. 이는 지역과 직역에서 다양한 요구가 있으며, 내용에 있어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했다. 다만, 의협 총선기획단은 보건의료정책의 큰 숲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정책제안이나 방향을 설계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통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활동과 동시에 각 지역 등에서 운영하는 총선기획단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납득할 수 있고 지역별 후보자 등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 의사 직역의 정치 선호도는 보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선거 국면에서 보수당은 의사들을 잡아 놓은 물고기 취급하고, 진보 성향의 정당에서는 남의 편이라 생각해 총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의사 정치세력화의 한계로 지적되곤 한다.

= 의협 총선기획단은 특정 정당에 국한하지 않고 의료계의 중앙단체로서 올바른 보건의료정책 공약이 반영될 수 있도록 큰 방향성에서 접근해 나갈 것이다. 지지정당을 결정하는 것은 의사회원 개인의 정치성향에 따를 것이다. 또한 협회의 정치세력화는 지지정당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선거과정에 적극 참여하게 하고, 투표에 참여하게끔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책제안서 홍보, 안내, 공약비교 등 선거기간 중 적극적으로 활동할 방침이다.

- 21대 국회에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정책 제안도 중요하지만 의사들의 여의도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 21대 국회에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많은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의협 차원에서의 후보자 추천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회원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이런 관심을 이끌어내고, 더불어 의사 회원 및 가족들의 후보자 출마 정보 등을 적극적으로 파악해 지원 및 대응방안을 함께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 총선기획단에선 정당별 보건의료공약을 비교 분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의 행동 계획이 궁금하다.

= 정당별 총선 보건의료공약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의료정책연구원을 통해 비교분석 자료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회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향후 회원들의 선택에 도움을 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정당 정책위원회 등과 소통을 통해 공약에 대한 협의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다. 무엇보다 총선 활동에서 있어서는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의협 총선기획단의 주목적은 특정 정당 및 후보자의 지지 및 낙선 활동이 아니다. 올바른 보건의료정책 수립과 후보자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 등 총선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심도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총선 활동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총선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의료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등에 대한 회원들의 기대와 불만이 함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의사들도 한명의 선거권자임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회원들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을 많이 갖고 올바른 보건의료정책 공약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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