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주최한 심장초음파 강좌에 전국 각지서 몰려…“수련교육 내실화 절실”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주최로 열린 '전공의를 위한 심장초음파 강좌' 모습. 사진 제공: 대한전공의협의회.

[라포르시안] 4년의 수련 과정에서 초음파와 내시경 등의 임상술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내과 전공의. 4년의 수련 기간 동안 백내장 수술을 한 번도 집도해보지 못한 안과 전공의.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에서 전공 분야의 필수 술기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주당 80시간이 넘는 과도한 근무시간 탓에 술기교육은 언감생심이다.

내과 수련과정에 초음파 교육과정이 분명히 명시돼 있지만 직접 교육을 실시하는 수련병원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전문의 자격을 따고 다시 펠로우(임상강사) 과정을 밟으면서 초음파와 내시경 등의 술기를 익히는 게 일종의 관례처럼 굳어지는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다.

펠로우 과정에서 기본적인 술기교육을 받는 일이 흔해지면서 전공의가 수련과정에서 초음파 술기 등을 배우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외과계열 전공의들이 임상술기를 배우기 위해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인도와 중국 등지의 병원을 찾아가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헬조선에서 전문의 되는 법…인도·중국 병원서 몰래 임상술기 익히는 한국 전공의>

이런 가운데 작년 12월 '전공의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계기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함께 수련교육 내실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말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고시'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과 2·3년차 전공의의 경우 수련 기간 동안 심장, 복부, 관절, 갑상선 등 각종 초음파검사에 50건 이상 참여토록 명시했다.

대한내과학회도 지난해 전공의 미달사태와 일부 수련병원 내과의 전공의 집단파업을 겪으면서 수련교육 내실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초음파 등 새로 강화되는 교육과정을 전문의 자격시험 출제에 반영함으로써 수련병원들이 전공 분야의 필수술기 교육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주최로 열린 '전공의를 위한 심장초음파 강좌' 참가자들이 실습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제공: 대한전공의협의회.

이런 사정 탓에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마련한 심장초음파 강좌가 전공의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9일 대전협에 따르면 지난 7일 열린 '전공의를 위한 심장초음파 강좌'는 지난달 14일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신청 2분 만에 정원을 채울 정도였다.

강좌가 5~8일 사이 황금연휴 기간에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강릉과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1부에서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가 심장초음파를 주제로 강연을 했고, 2부에서는 2시간 동안 전공의들이 일대일로 초음파 기기 사용법과 해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장초음파 실습은 5~6명씩 4개조로 나눠 한 조당 두 대의 초음파 기기를 사용해 각기 다른 환자를 진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연에 참석한 전공의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한 전공의는 "강좌 프로그램에 매우 만족했다. 기본기부터 쉽게 설명해 주었고, 실습할 수 있는 시간도 넉넉해 차근차근 배워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협 송명제 회장은 "지금까지는 수련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었다면 전공의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부터는 교육적인 측면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강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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