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가 국내 비뇨기과 최초로 로봇수술 5,000례를 달성했다. 지난 2005년 7월 처음 로봇 전립선암 수술을 시행한지 만 11년 만이다. 

지난 2005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내 46개 병원에서 시행한 비뇨기과의 전체 로봇수술은 총 2만4,127례이다. 이 가운데 약 20%를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한 곳에서 시행한 셈이다.

최영득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과장은 "처음 로봇수술기인 '다빈치'를 도입했을 때만 하더라도 수술 실적이 너무 적어 주변의 시선이 따가울 정도였다"면서 "그러나 해마다 환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5천례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는 다빈치 도입 첫해인 2005년에는 12건의 수술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그러다 2006년 98건, 2007년 232건, 2008년 435건으로 급속도로 시행 건수가 증가하면서 올해는 벌써 786건의 실적을 기록했다.

최 과장은 "이런 양적 성과는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합병증 유발률이 낮은 로봇수술의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비뇨기과 수술은 장기가 몸속 깊숙이 있어 수술이 까다로운데, 로봇을 이용하면 쉽고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로봇수술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처음에는 전립선암 수술 위주로 시행했지만 지금은 신장암, 방광암, 신우암, 요관암, 소아 비뇨기과 수술 등 대부분의 비뇨기과 질환 수술이 로봇으로 빠르게 대체되는 추세다.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는 고위험 환자 비중이 높다.

비뇨기과가 로봇 전립선 적출술을 받은 환자들의 자료를 정리한 결과 평균 연령이 66세, 수술 전 평균 전립선 특이항원 수치는 7.9ng/ml로 전립선 생검에서 글리슨(Gleason ) 점수 8점 이상인 경우가 전체 환자의 25.3%를 차지했다. 수술 전 병기 3기 이상인 경우도 전체 환자의 35.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는 국내 비뇨기과 영역의 로봇수술 발전도 이끌고 있다. 단일포트 수술 국내 첫 시행, 싱글 사이트 다빈치 아시아 최초 시행, 다빈치 Xi system 국내 첫 도입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꾸준한 향상을 이뤘다.

기존에 알려졌던 수술방법에서 한발 앞선 단일포트 수술법, 후복막 접근 전립선 적출술, 전립선 앞의 주요 구조물들을 보존하기 위한 레찌우스 보존(Retzius-sparing) 전립선 적출술 등을 개발해 환자 치료에 적용하면서 해당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한 로봇 관련 논문만 103편이며, 각종 교과서 집필에도 참여하고 있다.

최영득 과장은 "현재까지 로봇수술은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빠른 기술의 향상이 있을 것이다. 그런 변화의 바람을 타고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는 국내를 넘어 세계 최상위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국산 로봇수술 시스템을 임상에서 사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6월 미래컴퍼니와 복강경 수술 로봇인 '레보아이(Revo-i)'의 안전성 및 임상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 협약을 체결했다.

레보아이는 기존 복강경 수술에 로봇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으로, 최소 침습적으로 로봇 팔을 삽입해 3D 영상을 보며 근거리 원격 조정을 통해 수술이 가능한 로봇시스템.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나군호 교수가 레보아이를 이용한 전립선절제술 부문의 임상시험을 주도한다. 최 과장은 "지금까지는 단일 회사의 상품이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국내 회사를 비롯한 많은 회사가 로봇수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머지않아 국산 로봇 시스템을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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