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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먼저 살려야"...코로나 치료 의료자원 집중에 '초과사망' 증가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기사승인 2021.12.21  09: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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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충 위해서 일반 중환자실 축소 운영
통계청 "올 7~8월에 최근 3년 최대 사망자수 초과하는 사망 발생"
"심근경색 등 중증질환으로 병원 찾아도 제대로 치료 못 받을 수도"

[라포르시안]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함께 위중증 환자 규모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부의 방역 대책은 급증하는 선제 대응이 아니라 신규 확진자와 위중중 환자 규모를 쫓아가느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병실 부족이 계속되자 확진자에 대해서 재택치료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준비가 부실한 탓에 '자택 대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방역 현장 의료진도 장기화한 감염병 재난에 번아웃 직전까지 몰리고 있으며, 최근 들어 확진자가 크게 늘어 업무부담이 더 커지면서 의료인력과 현장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위중중 환자가 1000명대로 늘면서 이쪽으로 의료자원이 집중되자 비코로나 응급환자와 중증환자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따른 의료이용 부족으로 발생한 사망 등 수치화하기 힘든 초과사망이 증가할 수 있음을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에 코로나 중환자실 병상확대를 요구하면서도 치료인력에 대한 대책은 내놓고 있지 않다. 중증환자의 경우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에 심폐소생술(CPR)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현재의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불가능해지고 있다. 

의료계와 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대부분 병원이 일반중환자실과 일반병동 간호사 인력을 코로나19 병동으로 파견하면서 일반환자 치료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코로나19 중환자병상 동원으로 비코로나19 중환자병상이 줄고 있다. 집중치료가 계속 필요한 코로나19 격리해제 중환자의 치료를 전담할 병원이나 병상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치솟자 정부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가운데 증상 발현 후 20일이 지난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더라도 전담 중환자 병상에서 퇴원시켜 일반 중환자실이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지침을 정했다. 중환자 병상 가동 효율성을 높이는 궁여지책인 셈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 중환자 지침이) 병원 내에서 중환으로 악화되는 환자, (응급)수술 후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 응급실로 내원하는 중환자를 비롯한 다양한 비코로나19 중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의료현장에서는 인력과 장비 등이 부족한 상태에서 코로나19 병상을 늘리다보니 비감염 환자에게 피해가 미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김미화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 정치부장은 지난 20일 코로나19 병상 인력 확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병상을 늘리라는 지시 때문에 전남대병원이 뇌졸중집중치료실과 소아중환자실 병상을 줄이면서 도저히 운영될 수 없을 정도로 (해당 병상의) 근무당 간호사 수를 줄였다”며 "뇌졸증집중치료실은 산소포화도와 심전도, 신경학적 변화 등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해야 하는데 간호사 한 명이 환자 4명을 간호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가 병상동원 행정명령으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을 열라고 하는 상황에서 의료인력은 한정적이니 일반 병동과 일반 중환자실을 축소 운영할 수밖에 없다.

정재범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적은 인력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에 국민들은 지금 시기에 절대 아파선 안 된다"며 "코로나에 감염되든 심근경색, 뇌졸중 등 다른 중증 질환으로 병원을 찾아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공공의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감염병전담병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공병원도 거의 소진됐다. 최근 서울시는 산하 시립병원을 모두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한데 이어 국립대병원도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나마 얼마 안 되는 공공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이들 병원을 주로 이용하는 취약층 환자들의 의료이용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진료공백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비감염 중증환자와 의료취약층을 중심으로 초과사망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말부터 3월까지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의 경우 1분기 누적 사망자가 3,978명으로 전년 동분기(3,597명) 대비 10.6% 더 많았다. 

대구지역 2020년 1분기 사망자수는 폭염과 한파가 심했던 2018년(4,000명)을 제외하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3,400~3,500명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과사망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대구지역에서 전년 동기간 대비 초과사망자수가 높은 이유로 코로나19 감염 이외의 중환자들이 적절한 응급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올해 들어서도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7월 이후부터 초과사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작성한 '코로나19 시기 초과사망 분석(2021년 12월 13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9~43주(2021년 9월~10월 30일)사망자 수(3만729명)는 과거 3년 동일 주간 최대 사망자 수 대비 4.3% 증가했고, 전년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표 출처: 통계청

특히 4차 대유행 기간인 올해 7~8월 사이인 2021년 28주(+455명, 8.7%), 30주(+437명, 7.9%), 29주(+370명, 6.7%), 32주(+337명, 6.2%) 등에서 초과사망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2021년 39~43주(9월 26~10월 30일) 사이 65세 이상 사망자 수(2만4,452명)가 과거 3년 최대 사망자 수 대비 6.2% 증가했다. 

통계청은 "현재까지 지속적인 초과사망은 식별되지 않으나 일부 주간에서 과거 3년 최대 사망자 수를 초과하는 사망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과 같은 유행 상황이 지속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의료자원 투입이 집중되면 비코로나 응급환자와 위중증 환자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기 힘들어진다.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는 "중환자실에 입원해야할 환자가 일반병동에서 치료를 받거나 심지어 간호사 1명이 중환자 4명까지 담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조건들로 인해 일반환자 사망률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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