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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지출 효율화로 필수의료 확충?..."보장성 축소·민간병원 보상 확대" 비판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기사승인 2022.12.08  14: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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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중증·응급·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지원 대책' 발표
MRI·초음파 급여기준 조정, 보장성 확대 계획 재검토
공공정책수가 적용으로 수가 보상 확대·인력 확충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라포르시안] 정부가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정 효율화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절감된 재정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를 확충하는 데 투입하는 쪽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실질적으로는 지출 효율화를 명분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하고, 이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공공의료 확충보다는 민간의료기관 보상 확대에 사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중구에 있는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리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 공청회에서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8월 '건강보험 재정개혁 추진단'가 '필수의료 확충 추진단'을 발족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필수의료 기반을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왔다. 이번 공청회는 그동안 준비한 대책을 현장과 학계 전문가, 국민 대상으로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했다. 

■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 복지부가 이날 공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및 필수의료 지원 대책(안)을 보면 우선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기공명영상(MRI)‧초음파 검사 등 급여 항목과 기준에 대한 재점검 ▴공정한 건강보험 자격관리 ▴합리적 의료이용 유도 ▴재정누수 점검과 비급여 관리 등 재정 효율화를 추진한다. 

2023년에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24~’28)'을 수립하면서 ▴지불제도 다변화 ▴효율적 재원 조달 ▴재정관리의 투명성 향상 등 건강보험 재정구조 개편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위해 의료적 필요도에 기반해 급여기준과 항목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급여화 전환 이후 뇌‧뇌혈관 MRI 등 일부 항목을 중심으로 의학적 필요가 불명확한 검사가 시행되는 등 과잉 의료이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 남용이 의심되는 항목은 급여기준을 명확하게 개선한다. 당초 급여화 예정이던 근골격계 초음파ㆍ자기공명영상(MRI)은 의료적 필요도와 이용량 등을 분석해 필수 항목을 중심으로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한다.

건강보험 자격제도 및 기준도 정비한다. 외국인 등에 대한 건강보험 가입자격을 정비하고, 건강보험 자격도용 방지를 위해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자격확인 의무화를 추진한다. 자격 도용 적발 시에는 부당이득 환수액을 현행 1배에서 5배로 대폭 증액한다.

이밖에 과다 의료이용자 관리를 강화하고 비급여 및 실손보험 간 연계 관리 강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 필수의료 지원대책 추진 = 정부는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를 통해 절감된 재정으로 필수의료 확충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공공정책수가 도입을 통해 필수의료에 대한 적정 보상을 지급한다.

공공정책수가는 국민의 생명‧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나, 진료특성‧지역여건 등으로 의료서비스 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분야에 적정서비스 제공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건강보험 보상체계다. 

우선 응급진료 분야에서 야간․휴일 당직, 장시간 대기 등 의료인력의 업무부담이 큰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적정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산을 확대한다. 뇌동맥류, 중증외상 등의 야간․휴일 응급 수술, 시술에 대해 가산율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응급실에 내원한 중증 환자의 신속한 후속 진료 연계를 위해 응급전용입원실 관리료를 신설한다.

중증질환 치료 지원도 확대한다. 상대가치점수 체계를 개편해 의료인력 업무 비중이 큰 입원, 수술 분야 수가를 인상한다.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를 통해 확보된 재정 중 일부를 수술, 처치 등 저평가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 인상 활용 방안도 검토한다.

고난도, 고위험 수술의 추가 보상도 이뤄진다. 수술 및 처치 행위는 난이도와 자원투입의 수준을 반영해 수가 기준을 세분화하고, 고난도 고위험 행위는 추가 보상한다. 우선적으로 심뇌혈관질환 분야에 적용하며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의료기관의 중증환자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중환자실 자원 확충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증진료 성과를 보상하는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지역 분만진료 기반 유지를 위해, 시설․인력 기준을 충족하는 분만 의료기관과 의사에 대한 보상을 대폭 강화한다. 

광역시를 제외한 전체 시군구에 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취약지역수가'로 지급하고, 불가항력 의료사고 관련 분쟁·보상과 관련된 산과의 부담을 고려해 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인적‧안전 정책수가'로 추가 지급한다. 특히 감염병 위기 상황에는 감염병 정책수가(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지급한다.

중증 소아환자 진료기반 유지를 위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적자를 사후 보상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소아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와 단기 입원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인력수급 범위 내에서 근무여건 개선, 균형 배치를 통해 인력의 유입 유도 ▴전문인력의 총량 확대를 위해 의료인력의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방침이다. 

필수의료 분야 인력의 업무강도 및 처우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분야별, 지역별 근무실태 및 인력수급 전망 등을 분석해 전공의 연속근무 등 당직, 근무시간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필수의료 분야에 헌신한 의료인에 대한 (가칭)‘한국의 의사상’ 도입을 추진한다.

지역과 과목 간 존재하는 인력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지방병원과 필수과목에 전공의 배치를 확대한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신‧증설로, 지방 의료수요 및 인력 쏠림이 심화되고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병상관리위원회를 구성‧운영해 병상 신 ‧증설을 관리한다. '병상수급 기본시책'도 수립해 지역 특수성 및 병상 수급 현황을 분석‧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의대생-전공의-전문의 양성 과정에서 필수의료 교육‧수련을 강화하고 간호인력을 확충해나가는 한편, 진료지원인력의 관리‧운영을 체계화한다. 

특히 지역 의사 부족과 필수분야 의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사 인력 공급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다. 의사 인력 공급 확대는 의정합의에 따라 의료계와 코로나19 안정화 시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후 의정협의체를 통해 논의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건강보험 재정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지출개혁으로 절감된 재원은 필수의료와 같이 꼭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하겠다”며 “오늘 공청회가 악화돼 가는 건강보험 재정건전성과 필수의료 기반을 반등시키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건보 보장성 축소...공공의료 확충 없이 민간병원 보상만 확대" = 정부가 건강보험 지출 효율화를 명분으로 MRI와 초음파 급여기준을 조정하고, 당초 급여화 예정이던 근골격계 초음파·MRI도 제한적 급여화를 추진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보장성 축소와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8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 및 필수의료 지원대책’은 포장과 달리 내용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축소해 환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며, 공공의료 확대강화가 해답인 필수의료 문제를 민간병원 재정지원 빌미로 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MRI, 초음파 급여 재검토는 부족한 ‘문재인케어’조차 되돌리려는 보장성 후퇴의 시작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본인부담 상한제 기준도 상향하려고 한다"며 "현재의 건강보험 상한제 역시 주요국가의 제도에 비춰 충분치 않고 비급여가 포함되지 않아 유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이를 강화하기는커녕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행위별수가제'를 기반으로 한 현행 건강보험 지불방식에서 비롯된 과잉진료 문제를 극히 일부 환자들의 과다 의료이용을 언급하며 환자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정부는 보장성 강화정책이 과잉진료를 낳는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근거가 희박하다. 감사원 감사보고서에도 과잉진료를 낳는 것은 '행위별수가제'를 채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등 의료 공공성을 높이고 민간의료보험을 억제하며 행위별수가제를 개선해 환자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공급자들의 과잉진료를 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수의료 지원을 위해서 민간의료기관에 보상을 늘리는 것은 그동안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정부는 절감한 재원을 필수의료에 쓰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료기관에 수가 인상으로 보상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방식은 지난 30여년간 실패해온 것"이라며 "응급, 소아, 흉부외과 등에 이미 수많은 수가 가산체계가 작동되고 있으나 다른 의료부문보다 비급여가 적고 과잉진료가 어려워 민간병원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을 수가인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보장성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대책에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의 필수 요소인 국고지원은 빠져 있다"며 "오히려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과 투명성', '지출 효율화', '보장성 강화 항목 재점검' 등 신자유주의적 긴축과 이용자 부담 강화안들로 가득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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